기존보다 4배 많은 4억원 투입
비행기 전시 등 대대적 홍보
절차상 문제로 6월 이후에 전시
위약금 우려 강행 ‘공신력 추락’
변경사실 고지 無… “도민 우롱”
경기도박물관이 4억원의 예산을 들여 진행한 ‘어린왕자 특별전’이 무리한 추진으로 개막 당일부터 당초 계획한 전시 구성이 어긋나는 등 주먹구구식 전시 행정을 드러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전시테마에 필요한 전시품으로 세계 최초로 한국에 소개된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코드홍 시문기(Caudron Simoun)’는 변경된 일정으로 6월 이후에나 전시될 예정인가 하면 개막과 함께 전시됐어야 할 ‘P Lightning 38 비행기’도 보이지 않았지만 미리 고지되지 않은데다 일부 현장 담당자들도 영문을 몰라 관람객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박물관에 따르면 도박물관은 한·불 수교 130주년과 박물관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의 생텍쥐페리재단과 협력해 도박물관 기획전시실과 중앙홀에서 이날부터 오는 9월 18일까지 ‘2016 어린왕자 특별전’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8월 취임한 전보삼 도박물관장이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적인 이슈화를 통해 도박물관의 위상과 입지를 높이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도록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기획 전시 중 하나로 1억여원 내외의 예산이 투입되는 기존 도박물관 기획전보다 4배에 가까운 4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도박물관의 본격적인 전시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행정적인 문제 등으로 기존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이번 특별전의 주요테마로 내건 ‘코드홍 시문기’가 한국으로 넘어오지 못해 다음달 29일에나 볼 수 있게 됐는가 하면 태국에서 옮겨오기로 한 ‘P Lightning 38 비행기’조차 개막식에도 도착하지 못하는 어이없는 일들이 연속해서 벌어져 관람객들의 불만을 자초한 상태다.
더욱이 지난 3월 재단 회의에서 전시를 미루자는 의견까지 제시됐지만, 도박물관은 위약금 발생 우려 등을 이유로 계획 일부를 무리하게 변경하면서까지 전시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나 오히려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박물관의 공신력만 추락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모(35·용인)씨는 “아이 3명과 함께 전시회에 왔는데 계속 비행기타령을 해 찾아봤더니 보이지 않아 전시 담당자에게 물었더니 2시간 후에나 온다면서도 이유는 모른다고 하는게 말이나 되느냐”면서 “세계 최초로 상륙한다고 홍보한 비행기(코드홍 시문기)는 6월 29일에나 볼 수 있다고 얼버무리고, 결국 개관행사가 끝날때까지 비행기는 찾아 볼수도 없었다”고 어이없어 했다.
이어 “코드홍 시문기를 보기 위해 방문한 관객들은 아무 영문도 모른채 다른 비행기를 보고, 다시 1만2천원이나 되는 입장료를 더 내고 와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최소한 팜플렛이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 아까운 혈세를 쓰면서 경기문화재단과 도박물관의 도민을 우롱하는 이같은 처사는 도대체 누가 책임지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도박물관 관계자는 “비행기가 크다 보니 바퀴 등을 분리해 가져와야 하는 등 비행기 2대 모두 절차상 문제로 늦어졌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전시를 진행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