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지하차도 인근 1차로 점거
수원월드컵경기장 주변 역시
관광버스 등 100여대 갓길 점령
시청 인근도로 불법 차고지 전락
‘단속 현수막’ 옆 민간대행차량
단속 커녕 불법 앞장 비난 자초
수원시 곳곳이 대형 차량들의 불법주정차로 교통흐름 저해와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시가 민원에 의지한 단속 외에 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서 불만이 일고 있다.
더욱이 시에서 공공업무를 수탁해 수원시 로고가 새겨진 민간대행차량까지 버젓이 불법주정차를 일삼고 있어 단속은 커녕 불법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난마저 자초하고 있다.
지난 17일 권선구 탑동지하차도 인근도로와 전 서울농대 인근도로는 불법주정차한 대형차량들이 줄지어 서 노상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탑동지하차도 옆 2개 차로 중 1차로를 대형차들이 점거하면서 차량 유동량이 많지 않은 구간임에도 수시로 정체가 빚어졌고, 인근 주택가 거주자우선주차구역까지 대형차들이 진입하면서 정작 사용료를 낸 주민들이 다른 주차면을 이용해야 하는 상태였다.
이날 축구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주변 도로 역시 경기장 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 관광버스와 화물차량, 이사짐차량 등 대형 차량 100여대가 갓길 등을 점령했다.
게다가 불법주정차 예고없이 단속한다는 현수막이 걸린 보은삼거리 인도에는 시에서 오폐수 처리업무를 수탁한 정화조차량 4대가 버젓이 불법주차해 있는 것을 포함해,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서만 수원시 로고가 그려진 정화조 차량 10대가 확인됐다.
이와 함께 월드컵로366번길은 갓길에 더해 도로 중앙선을 따라 대형차량들이 주차해 이 도로를 이용하는 차들이 시야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시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 시민은 “삼거리를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주차장이네’라는 말이 튀어나왔다”며 “불법주정차를 단속한다는 현수막 옆에 ‘수원시’가 적힌 차가 서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밖에도 수원시청 인근 도로와 수원산업단지 인근 지역 역시 관광버스와 대형차량들의 사실상 불법 차고지로 전락해 시민들의 하소연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사차량을 밤샘주차로 과태료 부과 등에 나서고 있지만 배짱으로 대놓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며 “고색동에 2018년 조성 예정인 제2수원화물공영차고지(가칭)가 마련되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팔달구 관계자는 “수원시에서 운용하는 차량이 불법주정차돼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도록 경기가 열리는 날은 물론 평소에도 시민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단속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장선기자·변효선수습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