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내 위험수위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원리금과 이자 상환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 푸어’ 및 대출금 미상환으로 발생하는 ‘경매 폭탄 현상’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26일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군포을) 및 부동산경매업체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수도권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60%를 넘거나 총부채상환비율(DTI)이 50%를 초과하는 주담대 규모가 LTV·DTI 동시적용 주담대 119조원의 58%(6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규제 완화 직전인 2014년 6월 말 30조8천억원보다 124%(38조2천억원) 늘어난 수치다.
LTV 60% 초과·DTI 50% 초과된 대출 규모만 보더라도 57조9천억원, 24억3천억원으로 같은 기간(20조3천억원, 15조2천억원) 대비 각각 185%, 59.8% 증가했으며, 두 기준을 모두 초과하는 초위험 대출 역시 2014년 6월 4조7천억원에서 13조2천억원으로 180% 늘었다.
대출 담보인 주택이 경매나 공매에 나올 경우 통상 감정가격의 70% 정도에 낙찰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LTV 60%가 넘는 대출은 향후 집값이 하락하면 담보가치를 보장받지 못하는 깡통주택으로 전락할 수 있는 대출이다.
또 DTI가 50%를 초과한다는 것은 소득의 절반 이상을 빚 갚는데 사용한다는 뜻으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소비불황과 하우스 푸어들로 인해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을 수 있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중은행들이 8월 들어 주담대 금리를 올리고 있어 이런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주담대 원리금 및 이자를 갚지 못한 주택이 경매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우려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KB국민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주요 은행 5곳의 8월 주담대 평균 금리는 전달 2.69%에서 0.05%p 오른 연 2.74%를 보였다.
게다가 지지옥션이 금융감독원이 매달 발표하는 ‘월별 국내은행의 대출채권 및 연체율 현황’ 중 2012년 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담대 연체율이 떨어지면 법원의 경매 건수도 시차를 두고 하락하는 연관성을 확인한 바 있다.
이는 주담대 금리가 올라 연체율이 오를 경우 경매 건수 역시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주담대 연체율과 법원경매 진행건수 추이는 8개월 가량의 시차를 두고 등락폭이 거의 일정하게 진행됐다”며 “주담대 금리가 오르면 연체율 증가 등으로 경매 물건 및 건수가 늘어 날 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