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1일 오전 발표한 육성 신년사에서 “남조선에서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대회는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성과적 개최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 “민족적 대사를 성대히 치르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치기 위해 동결상태인 북남관계를 개선해 뜻깊은 올해를 사변(혁명)적 해로 빛내야 한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뜻이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한미관계를 이간질 시키려 한다는 등 비판적인 의견도 내놓았지만 그야말로 ‘민족적 대사’인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북한의 참가가 필요하다. 북한의 참가는 올림픽에 대한 해외 언론의 관심을 증폭시켜 평창올림픽의 흥행을 돕는다. 또 이 대회의 목표 중 하나인 ‘평화 올림픽’ 실현에 기여하게 된다. 최근 불편한 북한-미국과의 관계로 인해 방한에 부담감을 느끼는 각국 선수단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안 심리도 대폭 해소될 것이다.
따라서 북측이 참가의사를 표하자 주최국 한국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반색을 하고 있다. 한국 측은 즉각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의했고, IOC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한국정부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비정부기구 군축협회 대릴 킴벌 회장도 “올림픽은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고 상호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계산 착오나 전쟁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지난 2015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경기도의 남북교류 협력 사업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도는 2004년 평양 식품공장 설비지원사업에 이어 2008~2011년 말라리아 방역지원사업, 2007~2010년 의약품·식량 등 긴급구호사업 등 56억여원을 투입해 다양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폭격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됐고 마지막 사업은 2015년 평양에서 열린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가 됐다.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민족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수 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남북 관계 악화로 인한 공멸의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 남북교류 협력 사업이 진행돼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