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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경성 구석구석 하루 탐방기

경성의 화려한 모습들 소개
실상은 식민지 교육·감시 지배
일제시대의 겉과 속 상세히 담아

 

 

 

‘경성에서 보낸 하루’는 일제 강점기, 국제 기차역이었던 ‘경성역’에서 출발하는 역사 교양서이다.

이 책은 새벽에 경성역을 출발해서 조선 총독부가 가로막고 있는 경복궁, 개량 한옥 단지가 들어선 북촌, 전차가 다니는 종로와 구보가 산책하는 청계천변, 우울한 서대문형무소와 화려한 본정 거리를 거쳐 다시 경성역 앞에 이른다.

여행의 첫 행선지는 북촌에 자리잡은 한 친일파의 대저택이다.

유명 은행의 두취(은행장)와 안방마님, 도쿄에 유학중인 장남과 며느리, 고보생(고등학생)인 둘째와 고녀생(여자고등학생)인 막내딸, 행랑채에 사는 일꾼들을 따라다니며 일제 강점기 사람들의 생활과 경성 구석구석을 속속들이 살펴본다.

뿐만 아니라 경성 사람들의 패션, 좌측통행을 하는 전차와 자동차, 르네상스풍의 건축물들이 늘어선 선은전 광장, 백화점과 상점들이 즐비한 번화한 본정 거리, 모던보이와 모던걸로 북적이는 카페 등 화려한 볼거리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재미를 더한다.

책은 화려한 경성의 모습들을 담아내면서도 그 뒤에 숨겨진 본질도 놓치지 않고 소개한다. 끔찍한 규율이 지배하는 식민지의 학교생활, 일반인들을 옥죄는 일제 순사들의 감시와 단속, 부유함이 넘치는 친일파와 처절하게 생활하는 독립운동가의 가족들의 모습도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렇듯 일상생활 속에서 분명하게 대비되는 장면을 살피다 보면, 일제의 치밀한 식민지 지배방식도 확인할 수 있다.

광화문이 보이지 않는 경복궁에서 조직적인 식민지 지배 방식을, 일본과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과 연결된 국제역인 경성역에서 대륙 진출의 야욕을, 일본어를 배우는 국어 수업과 강제로 천왕의 칙어를 외우게 하는 수신 수업에서 동화 정책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아울러 각 장의 끝 부분에는 근·현대 돋보기 코너를 마련해 대한제국과 고종, 일제의 무단 통치와 문화 통치, 대한민국 임시 정부와 독립운동, 신여성으로 대표되는 여성의 사회 진출 등 일제 강점기의 정치사와 문화사까지 샅샅이 훑어볼 수 있게 구성했다.

이 책을 통해 일제 강점기 경성 사람들의 생활·문화·의식주를 눈앞에서 보듯이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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