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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빚의 구렁텅이에 빠진 서민가계

미국에 할리우드가 있다면 인도엔 발리우드가 있다. 봄베이(Bombay, 1995년부터 뭄바이로 명칭 변경)와 할리우드를 합친 말이다. 발리우드의 아미타브 바찬이란 유명 배우이자 프로듀서가 자신의 재산을 털어 자신 고향에사는 농부 1천398명의 은행 빚을 갚아줬다고 한다. 그는 올해 초에도 농부 350명의 빚을 대신 갚아준 바 있다. 우리나라도 농민들이 부채에 허덕이고 있지만 인도에서는 경제난을 견디지 못한 농부들이 자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1995년 이후 30만 명 이상이 자살했다는 것이다. 특히 수십 년 내 최악의 가뭄을 겪었던 지난 2016년엔 뭄바이시 동쪽 마라스와다 지역에서 110일 동안 320명의 농부가 자살하기도 했다. 이런 형편에서 빚을 갚아주는 바찬은 지옥에서 만난 부처님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농부들의 빚을 대납해주면서 “내면에 평화가 퍼진다”라는 그의 말이 지워지지 않는다. 생활고와 부채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지난 8월에는 충북 옥천에서는 빚 문제로 신변을 비관한 40대 가장이 세 딸과 부인을 살해하고 본인도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런 사례는 주변에서 흔하다. 죽을 결심이면 무슨 난관이든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쉽게 말들 하지만 서민들과 빈곤층이 빛의 구렁텅이에 빠지면 헤어 나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가계부채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계부채가 1천500조 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정확하게는 1천514조 4천억 원이다. 지난 2013년에 1천조 원을 넘어섰는데 5년여 만에 500조 원이 더 증가했다. 게다가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가계대출을 받은 서민들의 원리금 상환부담은 더 커질 것이다. 오는 3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는 기준금리를 인상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택담보대출을 기반으로 한 예금은행 대출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돼 집단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채 증가세가 소득 증가세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실제 가계부채가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부채보다 51.7%나 더 많다는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고제헌 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의 주장도 있다. 이게 맞는다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127%나 된다. 효과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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