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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소금 꽃

 

 

 

소금 꽃

                              /김진희



해무 젖은 수평선 그 한 자락 끌어당겨



바람에 휩쓸리다 가슴에 품은 불씨



물비늘 흔들거리며



곧추세운



물의 뼈다



서슬 퍼런 파도 살 한 됫박 퍼 담아서



어둠을 벗겨내고 새벽길을 달리던



아버지



등에 피던 꽃



버짐 같은


한 생애

 

 

시인은 경남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시조문학을 통해 추천완료한 시인은 경남시조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집으로 ‘내 마음의 낙관’, ‘슬픔의 안쪽’ 등이 있다. 창원 봉강초등학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시인의 소금 꽃을 읽으며 우리들의 아버지를 기억하게 된다. 아버지는 늘 신비스럽고 우직하며 인자하고 진실된 사랑으로 사랑을 주신다. 각별한 아버지의 사랑과 기억으로 묻어나는 아버지의 환기들이 시선으로 한층 울림을 불러주고 있다. 얼마 전 필자는 어머님기일 31주기 고향에 다녀왔다. 아버님께서 홀로 계시는 별채 방에서 세면을 하는데 울컥 슬픔들이 일어났다. 그것은 계시지 않은 어머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아버님의 일상 때문이었다. 작은형님 내외가 농사일을 하시면서 아버님을 모신다. 아버지께 불손하게 내뱉은 말 한마디가 마음에 걸려 오래도록 떠나지 않는다. 삶의 가파른 현장에서 소금 꽃에 비유한 시인의 풍경들은 서글픈 가족사처럼 아름다운 전율로 빛이 바래져가는 것들을 기억하게 되고, 따스한 정한이 깊어가는 그리운 아버지를 더 그립게 한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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