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코로나19의 강타로 적자 경영이라는 어려움에 처했다.
마사회는 3월 한 달 휴장으로 8천억 원의 매출이 허공으로 날아갔다고 24일 밝혔다.
문제는 이같은 손실이 마사회라는 기업의 적자로 그치는 것뿐 아니라 경마산업, 승마산업, 말 생산업 등 말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에 실시한 말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말산업의 경제 산출규모는 3조4천125억 원에 달하고 약 2만5천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2월23일 임시휴장에 돌입한 이후 휴장기간을 계속 연장하고 있다.
초유의 한 달 휴장으로 경마 상금이 주 소득인 기수, 조교사, 관리사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경마상금을 주된 수입으로 삼고 있는 경마 관계자들은 1천100여 명으로, 경마를 정상 시행하면 한 달에 평균 200억 원 가량의 경마상금이 발생하나 경마 중단으로 경마상금을 받을 수 없어 수입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경마일 근무하는 근로자 약 5천명도 휴업상태로 휴업수당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말 생산농가는 경마 중단으로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올해 경매엔 작년 133두보다 크게 늘어난 168두의 말들이 상장될 예정이었으나 경매가 연기되면서 자금 경색 위기에 처한 농가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에서 씨수말 ‘오버애널라이즈’를 고가에 수입하는 등 우수한 국산마 생산을 위해 과감히 투자한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는 이번 3월 경매 무산으로만 약 5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자협회 김창만 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경주마 생산농가의 피해도 막대하다. 다른 나라들은 온라인 마권 발매가 가능해 관람객 없이도 경마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경주마에 대한 수요가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만 온라인 발매가 막혀 있는데, 경마 정책은 단순히 한쪽 면만을 보지 말고, 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마와 삶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걱정도 마찬가지다.
세 개 경마공원에는 총 26개의 식당이 매 주말마다 고객을 받고 있으나 휴장으로 인해 약 8억6천만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71개 편의점과 식당들도 손님이 80%가 줄어 시름에 잠겨 있고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인 바로마켓도 멈췄다.
마사회는 이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긴급 지원에 나서 기수, 조교사, 관리사에게 200억 원 규모 내 자금을 무이자로 대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과천=김진수기자 k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