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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남영동 509호와 민주인권기념관

1987년 서울시청앞 광장, 광화문, 종로, 남대문시장, 명동을 가득 메운 함성으로 전두환 독재정권의 ‘6·29 항복선언’을 받아낸 6·10민주항쟁 33주년 기념식이 (구)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렸다. 6·10민주항쟁은 “탁치니까, 억하고 죽었다”는 공안경찰의 거짓수사 발표로 우리들 뇌리에 남아있는 부산 출신 서울대생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계기로 결성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 본부가 강력한 반독재 저항을 전개하면서 시작됐다. 광주출신 연세대생 이한열군 최루탄직격 사망사건은 국민적 저항이 전국으로 확산되어 ‘직선제 개헌’을 쟁취하게 되었고, 1979년 12·12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사정권의 장기집권을 저지한 범국민적 민주화운동으로 자리매김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길에 위치한 경찰청 산하의 대공수사기관으로 5층에 취조와 고문이 이뤄졌던 15개 조사실이 있었고, 박종철 열사는 폭행과 전기고문, 물고문으로 509호에서 사망했다. 경찰청 인권센터를 거쳐 문재인 정부 들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로 관리이관되어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이름 지어졌고, 2022년 정식 개관이 예정되어 있다. 전 세계인이 함께 민주주의를 학습하고 감동을 느낄 민주주의의 기념비적 장소로 탄생하길 바란다.

살아남은 우리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 이제는 열사들의 희생으로 다져진 제도적 민주주의를 주춧돌로 삼아 민주주의의 일상화, 생활 속 민주주의로 뿌리를 내리고 꽃피워나가야 한다. 이 길이 목숨을 다해 민주주의를 만든 열사들의 헌신에 답하는 길이다. 이한열 열사를 광주망월동 묘지로 떠나보내는 날 연세대학교 영결식장에서 모두 함께 불렀던 노래가 입안에 맴돈다. “한밤의 꿈은 아니리 오랜 고통 다한 후에, 내형제 빛나는 두 눈에 뜨거운 눈물들…(중략)…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 아 피맺힌 그 기다림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그날이 오면.”

/심흥식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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