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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문대통령 사저 평산마을

필자의 고향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 방기리다. 신라 27대 선덕여왕 때 창건된 고찰(古刹)로 국내 최대사찰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통도사가 소재한 경남 양산군 하북면과 인접해 있는데, 고등학교까지 부친이 방기리에서 배 과수원을 경영하셨고, 필자는 가까운 양산 하북국민학교를 다녔다. 부처님 오신 날이면 부모님 손을 잡고 통도사에 연등을 달던 일, 배꽃이 필 때면 하얀 배꽃과 달빛, 은하수가 어우러져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庚)인제….” 라는 고려시대 이조년의 고시조(古詩調)가 절로 읊조려지는 풍경 속에 살았다. 


어느 집이든 우물을 파면 1급수 맑은 물이 샘솟았다. 영남알프스 1천100미터 높이의 영축산과 신불산을 병풍처럼 가져서 산자수명(山紫水明)한 풀을 먹고 자란 소들은 인근 언양 우시장에서 거래됐는데, 지금도 언양불고기는 수원소갈비처럼 명품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식도락가들의 사랑을 받는다. 높은 산 밑에 살다보니, 해가 신불산 쪽으로 질 때 노란 빛깔을 띄었다. 미술시간에 풍경화를 그릴 때면 해는 늘 노란색으로 색칠했다. 수도권에 산지 4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붉은 노을을 보면 낯설다, 


이달초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사비 10억 6천여만원을 들여 양산군 하북면 필지 2천630.5㎡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당초 문 대통령은 현재 사저가 있는 양산 매곡동으로 돌아간다는 뜻이 확고했지만, 경호처에서 “도저히 경호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고 판단해 부득이하게 평산마을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전한다. 새 사저는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로 고향 집에서 2㎞ 떨어진 이곳에 퇴임 후 살 집을 마련했다는 참 반가운 소식이었다. 함께 초등학교를 다니던 평산마을 동무들 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영남알프스 끝자락에 위치했고, 경부고속도로 통도사IC 2㎞, KTX 울산역 10㎞ 내외의 거리로 교통의 요지다.


코로나19 극복, 남북 평화관계 회복 등 나라 안팎으로 산적한 난제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서 성공한 대통령으로 국민의 박수를 받고 임기를 마치고 난 후, 물 맑고 공기 좋은 평산마을에서 멋진 여생을 보내길 기원드린다. /심흥식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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