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설치된 북한 확성기 [사진=연합뉴스]](https://www.kgnews.co.kr/data/photos/yhnews/202006/PYH2020062310160001300_d75cec.jpg)
군 당국은 북한군이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이틀 만에 20여곳에 설치하자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남북은 2018년 4·27 판문점선언으로 비무장지대(DMZ) 인근 확성기 방송 시설을 모두 철거했지만, 북한은 21일 오후부터 전격 재설치 작업에 들어갔다.
군 당국이 북한의 이런 행동에 맞대응해 확성기를 설치하면 결과적으로 우리도 판문점선언을 위반하는 격이어서 진퇴양난에 처한 형국이다.
2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은 DMZ 동·서·중부 전선 일대 20여 곳에 확성기 방송 시설을 재설치했다.
북한은 과거 이들 지역 40여 곳에서 확성기를 가동했기 때문에 앞으로 20여곳에 더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유지를 위해 남북이 함께 기울여온 노력과 성과를 무산시키는 조치를 행동에 옮길 경우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서 필요한 조치는 충분히 취할 것”이라며 상응 조치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군 관계자들은 민감한 상황임을 고려한 듯 북한 확성기 설치 동향과 앞으로 군의 대응 방향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우리도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다.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확성기 맞대응 설치 여부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군 당국은 2018년 5월 철거했던 확성기 방송 시설을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8년 5월 1일 최전방 지역 40여 곳에 설치한 대남 확성기를 철거했고, 남측도 최전방 40여 곳에 설치한 고정식·이동식 확성기 방송 시설을 같은 달 4일 철거한 바 있다.
당시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첫 이행사례로 꼽혔다.
4·27 판문점 선언은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나가기로 하였다”고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