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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평화는 쉽게 오지 않는다

남북관계가 답보, 퇴보 상태다. 2019년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결렬 이후 경색국면은 대북 삐라 살포를 외피로 한 김여정의 독설과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 공세 강화로 인해 대립 국면은 증폭 되었고, 김정은 위원장의 개입으로 갈등이 봉합된 모양새다. 경기도의 발 빠른 삐라 대응책은 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은 적절한 조치였다는 긍정 평가를 받았지만, 제재를 넘어 평화와 교류를 강조했던 세력에게는 지나친 낙관론에 빠져 북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비난도 이어져 정치적 위기 국면이다.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서나 대남 선전 전략에서 특유의 패턴을 반복해 왔다. 스코트 스나이더는 ‘벼랑 끝 협상 (Negotiation on the Edge)’이라는 저서에서 KEDO 협상과정에서의 북한의 전략을 분석했다. ‘벼랑 끝 전술’은 협상 상대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위협이나 허세, 공갈 등의 방식을 이용한다. 또한 협상 상대방의 이득에 대해 위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자신의 약점을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는 독특함이 있다고 부연했다. 때가 되면 반복되는 ‘서울불바다’ 발언이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다. 처음 ‘서울불바다’ 발언이 나왔을 때 수도권 주민들은 생필품 사재기 등 과민대응 했으나, 이제는 우리 국민들은 담담하게 일상을 유지함으로써 그들은 ‘늑대소년’이 되어간다. 일각에서는 안보정신의 해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늘 국민은 현명하다. 


평화가 쉽게 오리라는 생각은 환상이다. “독일 통일의 키는 모스크바가 쥐고 있다”는 독일 정치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한반도 화해와 평화, 그리고 통일의 키를 쥐고 있는 쪽은 워싱턴과 베이징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누군가 묘수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세계무대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맥락에서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 복잡한 미로와 난마처럼 얽힌 실타래를 국론을 모아 함께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  답답한 심정을 누르고 “다시, 평화”를 외칠 수 밖에 없다. 


/심흥식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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