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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8720원…"환영·아쉬움", "부담·다행"

고용노동부, 5일 최저임금액 8,720원 고시
근로자 "환영하지만 아쉬워"…업주 "부담스럽지만 그나마 다행"
노동계 "역대 '최저'가 아닌 '최악'의 인상률"
경영계 "동결··인하 되지못해 아쉬워"

2021년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5% 오른 872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5일 고용노동부가 최저임금액을 고시하면서 사실상 내년 최저임금이 확정되자 근로자들은 기뻐하면서도 아쉬운 감정을 내비쳤다.

 

경기 오산 소재 한 회사의 근로자 A(25)씨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급을 많이 받을 생각 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 공약인 최저시급 1만 원에 비하면 아직 근사치에도 못 간 것 아니냐”며 “(최저시급이) 작년 대비 많이 안 오른 것 같다”고 아쉬움도 전했다.

 

용인의 한 편의점 알바생 B(21)씨는 “솔직히 사장 입장에서는 싫을 수도 있는데 알바 입장에서는 돈을 많이 받아서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B 씨는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자가 아닌 피해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B 씨는 “주변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장이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려고 주 14시간만 근무시키는 것을 봤다”며 "혹시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근무시간이 단축되거나 해고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아쉬움과 걱정을 표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인상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업주들은 상황이 달랐다.

 

경기 화성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50대 C씨는 거느리고 있는 알바생만 6명이다. C씨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알바생을 고용하는) 사장 입장에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D(59)씨도 부담스럽기는 매한가지. 그는 “(최저임금이) 생각보다 많이 오르지 않아서 다행”이라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은) 여전히 부담스럽다”라고 전했다.

 

D씨는 최저임금이 인하·동결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솔직히 업주 입장에서는 최저임금이 동결되거나 인하됐으면 좋겠는데, 어차피 안 될 걸 알아서 기대조차 못 한다”고 말했다.

 

D씨는 또 “가게 사정이 안 좋아지면 알바생의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작년에도 최저임금 인상에 부담을 느껴 알바생 고용시간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도 했다.

 

이처럼 근로자와 업주 간의 입장이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와 경영계 간의 입장 간극도 뚜렷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달 14일 최저임금액 의결 당시 성명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는 대내외적인 평가와 비교하면 1.5% 인상은 수치스러울 만큼 참담한, 역대 '최저'가 아니라 역대 '최악'의 수치"라고 평가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관계자도 "매년 반복되는 사용자의 경제 위기 논리와 최저임금 삭감 혹은 동결안에 대해 최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그들만의 리그는 이제 그만돼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노동계의 입장에 비해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동결·인하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달 14일 입장문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외부 충격으로 올해 우리 경제의 역성장이 가시화되고 중소·영세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빚으로 버티면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동결돼야 했으나 이를 반영하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경총은 또 "앞으로 최저임금위원회 운영 방향이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합리적 수치를 정부와 공익위원이 책임지고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이철 홍보국장도 이날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 때문에 기존 직원들을 감원해야 하는 상황이라 최저임금 인하를 주장했으나, 결국 인상된 것이 안타깝다”라면서도 “그나마 소폭 인상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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