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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쬐는 강렬한 햇빛 아래 쪽방촌 주민들, 삼중고에 허덕이는 중

무더위·일자리·주거문제 떠안은 쪽방촌 주민들

 

“찍찍, 타다다닥”

 

20일 수원시 평동에 위치한 쪽방촌 이곳 저곳에 쌓인 쓰레기 더미들은 쥐들의 놀이터가 됐다.

 

최근 이례적인 장맛비가 내린 탓인지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곰팡이 냄새가 진동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것도 잠시, 일그러진 미간 사이로 땀이 흘러내렸다.

 

 

수원 평동 쪽방촌 주변에는 같은 높이의 주택이나 밭만 있어 강한 햇빛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기는 커녕 선풍기도 달랑 한 대만 있는 집들이 대다수여서 폭염에 무방비 상태다.

 

이날 쪽방촌 앞에서 측정한 온도는 41.5도에 육박했다.

 

A(66)씨는 올해도 선풍기 한 대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곳은 집에 햇빛이 그대로 내리쬐는 데다가 통풍조차 안 돼 바깥보다 집 안이 더 덥다.

 

심지어 창문이 없어 현관문을 열고 산다. 그런데도 열이 잘 식지 않아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힌다.

 

 

쪽방촌에 3년째 거주 중이라는 B(73)씨도 대화하는 내내 “힘들어, 힘들어”라며 시름시름 앓았다. 더위 때문이었다. 잇몸부터 허리, 다리까지 아픈 곳 투성이인데 무더위까지 찾아와 여름나기가 더욱 힘들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무더위쉼터마저 굳게 닫혀 쪽방촌 주민들이 제대로 숨 쉴 공간은 없다.

 

 

더위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다. 주민들에게 더 심각한 문제는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가 없다보니 빈곤 문제를 해결할 도리가 없다. 

 

지난 7월 쪽방촌 방문 때 인터뷰했던 일용직 C(51·남)씨는 몸이 불편한데도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일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1개월이 지난 지금도 쪽방촌의 취업난은 여전했다.

 

 

A씨는 일하고 있냐는 질문에 “없어요. 일"이라며 힘없이 답했다.

 

일자리를 구하려 일자리사무실에 전화를 걸면 나이가 많다거나 코로나 때문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하기 일쑤다.

 

이에 A씨는 “솔직히 더위보다도 돈이 문제다”라며 “일자리가 없는 것이 지금 최고의 문제고 불만이다“고 전했다

 

평동 쪽방촌에는 현재 19세대에 21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말 이곳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사요청서가 날라왔다. 집주인이 보낸 것이다.

 

요청서에는 여러 세대에서 야기되는 월세 미납과 세금, 관리·유지비 등 문제가 지속돼 더 이상 임대주택을 유지·운영하기 어려워졌다는 내용이다.

 

이에 수원시 김재섭 사회복지과장은 “최근 평동 쪽방촌 내에서 불거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시에서 LH와 연계해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갈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당장 월세를 못 내는 사람에 한해서는 긴급생계비 지원을 통해 주거에는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쪽방촌 거주민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A씨는 “월세가 많이 밀린 사람은 5개월 이상 밀렸다”며 “집 주인 사정도 이해한다”고 했다.

 

이에 반해 당장 주거지를 옮길 처지에 놓여 적잖이 당황하는 주민도 있었다. 윤씨는 “지자체에서 공공임대주택을 마련해준다고 했는데 당장 월세가 많이 밀려서 들어갈 수 있는 비용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며 “일단은 시에서 어떻게 해줄지 무작정 기다려야만 하는 처지”라고 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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