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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당 의원들 잇단 구설수…‘자만’할 때 아니다

돌아봐야 할 민생 처연, ‘헛발질’할 겨를 없어

여당 의원들이 공감 능력 떨어진 언행으로 잇달아 구설수에 빠졌다. 포털사이트의 뉴스 배열에 불만을 품은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카카오…들어오라고 하세요’라는 문자가 카메라에 잡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병역 관련 논란 와중에 ‘카투사는 편한 군대’라는 말을 했다가 거센 반발에 직면해 애를 먹고 있다. 전대미문의 국난 시기다. 국정 운영에 무한책임을 지고 있는 집권당 의원들은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민주당 소속 윤영찬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낸 문자 하나 때문에 곤경에 처했다. 윤 의원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카카오 포털뉴스 메인화면에 배치되자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고 하세요”라고 청와대 비서실 출신 보좌관에게 문자로 지시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야당은 이를 ‘뉴스 통제’의 증거라며 벌떼처럼 들고일어났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뉴스 통제가 실화였다”라며 “포털을 통한 여론통제를 시도한 거냐, 청와대에서도 그리 했나”라고 통박했다. 김은혜 대변인도 “앞에선 디지털 뉴딜, 뒤로는 권력-포털 유착이었나”라고 힐난했다.

 

윤 의원은 “카카오 뉴스가 메인에 올라가는 시스템에 관해 설명을 듣기 위해 오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민간기업인 포털사에 대해 ‘들어오라고 하세요’라고 지시하는 행태에 대한 의혹을 말끔히 씻기 어려운 변명으로 읽혀 화를 키웠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나서서 “오해를 살 수 있다. 엄중히 주의드린다”고 경고하자, 윤 의원은 결국 “질책을 달게 받겠다”며 사과했다.

 

우상호 의원의 경우는 추미애 장관을 두둔하기 위해서 한 말이 카투사 출신 모두를 모욕한 꼴이 돼 치명적인 실언이 되고 말았다. 우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 장관 아들 논란에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 자체가 편한 보직이라 어디에 있든 다 똑같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접한 카투사 출신 예비역들이 난리가 났다. 페이스북 페이지 ‘카투사’에는 우 의원의 발언에 대해 카투사 예비역의 성토가 이어졌다. 페이지 운영자는 “죄 없는 수십만 현역 및 예비역 카투사들의 기여를 폄하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고 분노했다. 이들은 카투사 출신인 이낙연 대표에게도 해명을 요구했다. 사태가 험악해지자 우 의원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이번 일로 상처를 드린 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좌우를 불문하고 진영논리에 묶이고 확증편향에 갇힌 사람의 특징은 하나같이 ‘시시비비’의 이성이 고장 나 있다는 점이다. 오랜 시간 가치의 척도를 ‘옳고 그름’이 아닌 ‘내 편이냐, 네 편이냐’에 붙박아 놓고 살다 보면 점점 더 눈을 뜨고도 제대로 못 보는 청맹과니 장애를 앓게 된다. 지금 국민은 처절한 삶을 견디고 있는데, 정치인들이 이렇게 하염없이 저질 청백전만 벌여서는 안 된다. 특히 집권 여당 정치인들이 ‘자만’에 빠져서 긴장을 풀고 공감 능력을 상실한 언행으로 민심을 자극하는 일은 절대 삼가야 한다. 지금은 이렇게 ‘헛발질’을 해도 괜찮은 시간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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