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시장에는 알알이 영근 포도가 넘쳐난다. 오늘날에는 캠벨얼리, 샤인머스캣 같은 품종이 흔하지만, 과거의 포도는 귀한 과일이었다. 귀한 손님을 접대하거나 약재로 쓰였으며, 쌀과 함께 빚은 ‘포도주’는 더욱 특별한 술이었다. 우리나라 포도주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1540년 김유의 '수운잡방'에는 두 가지 제조법이 기록돼 있다. 하나는 멥쌀로 죽을 쑤어 밑술을 빚고 덧술할 때 포도가루를 넣는 방식, 또 하나는 포도즙과 찹쌀 죽, 누룩을 함께 발효하는 방식이다. 당시 사용된 포도는 산머루로 당도가 낮고 신맛이 강했지만, 쌀로 부족한 당을 보완한 옛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산림경제', '임원십육지', '농정회요' 등에도 다양한 주방문이 전하며, '동의보감'에는 “산포도로도 술을 빚을 수 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문학 속에서도 포도주는 등장한다. 고려 말 문인 이색은 '목은집'에서 포도주가 화려한 잔치 자리에 오르는 장면을 노래했고, 안축은 '근재집'에서 시골에서 포도주를 마시며 세월을 보내는 풍경을 읊었다. 비록 제조법에 관한 직접적인 기록은 없지만, 이러한 문학적 단편들은 포도주가 고려 후기 사회에서 이미 귀한 술로 여겨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도서관 참고정간 실에서 책을 읽다 문 닫는 시간에 쫓겨 나왔다. 도서관 옆의 산길을 걷다 도로변 넓은 공터에 이르렀다. 그때다. 내 앞을 턱 가로막고 있는 화물차를 만난 것은. 처음 보는 트럭이었다. 차 뒤에는 적재량이 8900kg 이라고 적혀 있는데 화물차의 길이는 보통 차와는 다른 특장차(特長車) 같았다. 차는 화물을 싣는 공간이 매우 길었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몇 십 미터가 되는 소나무는 뿌리를 껴안고 있던 흙을 새끼줄로 동여맨 채 운전수 좌석 위 지붕에 묶여 있었다. 반대 방향의 적재함으로는 긴 소나무가 실려 있었다. 소나무는 몇 백 년을 살아내고서, 지금은 뿌리는 북쪽을 향해 매어 있고 온몸과 함께 머리끝 우듬지는 나무 가지들과 같이 남쪽 적재함 밖으로 넘쳐나 묶여 있었다. 나뭇가지들은 그 순간에도 푸르고 싱싱하게 제 모습을 지켜내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가지 사이로 ‘까치둥지’가 매달려 있다, 아! ‘까치둥지’가 있는 나무를? 마음속으로는 ‘벌 받겠구나’ 싶었다. 까치집이 있는 소나무 가지 앞에 서서 생각해 보았다. 이 나무의 까치들은 어디에서 밤을 새워야 할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돌아서서 걸으며 자연 훼손이 별것인가 이런 것이 자연의 재
지난 1월 경기도교육청은 ‘고등학생 역량 강화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사회진출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372억원을 투입, 도내 고교 3학년 학생들의 운전면허 취득비 지원 등 학생이 주도적으로 선택한 교육활동과 자격증 취득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1인당 1개 자격에 한해 최대 30만 원까지 지원한다. 대상자는 도내 12만 4000여명의 고교 3학년 재학생들로 운전면허, 어학,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등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실비를 지원한다. 기존엔 실업계고 재학생을 대상으로만 시행하던 사업을 올해부터 일반고, 자율고, 특성화고 등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확대했다. 도 교육청은 학생이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실효성을 높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운전학원연합회 등 비영리 단체와의 업무협약(MOU)을 맺어 학생이 보다 쉽게 운전면허와 같은 실질적 기능을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임태희 도교육감의 말처럼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사회 기초역량을 갖추고 자신감 있게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일”인 것은 맞다. 따라서 역량 강화 지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