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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영양사, AI 식단 플랫폼 '레시핏'

[人SIGhT 코로나19, 희망은 있다] 정종찬 레시핏 대표
봉사활동서 시작된 고민, 인공지능 활용한 식단 플랫폼 개발

 

어둠이 짙을수록 아주 작은 불씨도 밝은 빛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많은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의 불씨를 밝히려고 애쓰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있어 소개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편집자 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역과 건강영양통계' 2018년호에 따르면, 경기지역 영양부족자분율은 9%, 과잉 섭취자는 13.1%에 달한다. 과거에 비해 식량 부족 문제는 점차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10명 중 2명은 영양소의 과잉·부족 섭취에 시달리는 셈이다.

2020 국방 공공데이터 활용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레시핏’(Recipe+fit)은 인공지능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온 국민의 영양불균형을 해결하고 싶다는 정종찬 레시핏 대표를 만났다.

 

Q. ‘레시핏’을 만들게 된 창업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원래 영양학을 전공했나.

지난 3월까지 국회의사당에서 요리사로 근무했다. 사회복지를 전공하면서 봉사활동을 다녔는데 저소득층 아이들이 제대로 밥을 못 먹고 있더라.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질 좋은 식사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대학 시절부터 식당에서 일하며 요리를 배웠다. 요리사로 일하면서도 교회나 지역아동센터 등 여러 곳에서 음식을 만들어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계속했다.

거의 매일 음식을 만들어줬던 한 아이가 영양실조에 걸렸다. 충격을 받았는데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몰랐다. 음식의 맛과 조리과정은 잘 알지만 영양에 관해서는 잘 모르니까. 단국대학교 대학원에 들어가 영양을 배우다가 인공지능에 대해 접했다. 이걸 영양학과 접목시키면 되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레시핏을 만들게 됐다.

 

요리를 전공해온 정 대표는 식단 구성에 있어 영양과 맛을 모두 잡겠다고 자신했다. 국회의사당 요리사 시절 특정 메뉴보다도 음식 맛의 균형이 무너진 날 잔반이 많았던 만큼, 식단의 영양소도 중요하지만 맛에도 신경 쓰겠다고 설명했다.

 

Q. 단체급식이 아닌, 개인을 위한 AI 영양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계기가 무엇인가.

영양학을 배운 계기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막상 공부를 시작했지만 국민 전체가 문제더라. 우리가 세계적으로 못 사는 나라도 아닌데, 영양실조 아니면 영양과잉이 많았다.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더라도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기껏해야 100명 정도가 다였는데, 인공지능 영양사가 있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단체급식에서 근무하는 영양사들과 겹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두고 싶다. 현재 법적으로 비영리 목적으로 50인 이상에게 식사를 제공할 경우 영양사를 둬야만 한다. 문제는 저소득층, 취약계층들을 위한 기관은 대개 50명 이하라는 점이다. 레시핏은 개인을 위한 AI 식단 플랫폼이기도 하지만, 영양사를 고용할 만한 여유가 없는 소규모 노인요양시설이나 복지기관에서도 많은 연락이 왔다.

 

 

Q. 인공지능 식단 제공을 위해서는 상당한 양의 레시피와 영양 정보 기입이 필요했을 텐데,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의 데이터를 수집해 사이트에 입력하고 있는데 정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더라. 같은 김치찌개라도 부재료에 따라, 커피음료도 브랜드와 종류에 따라 모두 다르게 입력하고 있다. 데이터가 없으면 기능은 껍데기일 뿐인 만큼 데이터 입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회원들이 매일 자신이 먹은 식단을 기록해볼 수 있도록 하고, 연말까지는 가장 기본적인 식단 추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레시핏에서는 단순히 음식의 영양 데이터만 입력된 게 아니라, 식재료와 종류에 따라 세세하게 분류해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 대표는 “냉장고에 남은 식재료로 누구나 영양균형 갖춘 한 끼 식사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Q. 식단 관리는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특히 만성 질병을 앓는 환자들이나 성장기 아이들을 둔 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물론 향후 사용목적에 따라 식단을 추천하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다이어트, 성장기, 고혈압 등 질병, 노인 등 자신에게 맞는 분류를 골라 식단을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한다. 단 질병의 경우 임상 영양사의 전문적인 검수가 필요한 만큼 신중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이에 따른 수익성 모델도 고려하고 있다.

 

Q. 앞으로 ‘레시핏’이 가고자 하는 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단기적으로는 계획 중인 기능들을 출시하는 것과 어플리케이션 개발이다. 최종적인 목표는 냉장고에 탑재돼 식재료를 활용한 매끼 식단을 만들어가고 싶다. 누구나 영양사가 필요하지만 실제 영양사의 수는 부족하고 현실적으로도 어렵지 않나. AI 영양사인 레시핏이 온 국민의 영양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었으면 한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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