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는 야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항해 대권이 아닌 서울시장으로 목표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소위 우리 당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분 중 그간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않았던 분들은 서울시장 출마부터 하시길 바란다”며 “단순히 유명하다고 대권 가시겠다는 건 실력과 실적을 중시하는 보수의 주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장으로 성과와 업적을 국민들께 보여주고 대권 가셔야 찍는 유권자들도 안심할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내년 재보궐선거에 나가 승리해 2022년 대선 승리에 큰 도움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유승민·오세훈·안철수 3명 중 1명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야 승산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우리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비장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서울시장으로 체급을 낮춘다면 선거의 승산을 높이는 동시에, 보궐선거 과정에서 지목되는 고질적 인물난을 해소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선거라는 것이 금방 하늘에서 인물이 뚝 떨어지지 않는다"며 "지금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는 사람이 다크호스로 나타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거론되는 잠룡들이 대권주자로서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적인 평가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다.
이들이 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권에서 상대적으로 약세인 만큼 보수 내 지지층 확산을 위한 돌파구로서 재보선 출마를 검토하는 게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각 후보 주변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조심스럽게 권유하는 이들이 있다는 후문이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여의도 무대 복귀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한 보고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기신문 = 정영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