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하 감독님 부임 이후 우리는 수원 정신으로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올시즌 K리그에서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으로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기쁨을 전하고 싶습니다. 최대한 오랫동안 카타르에 머물겠습니다.”
지난 4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G조 조별리그 최종전 빗셀 고베와 경기에서 후반 4분선제 결승골을 뽑아내며 팀이 2-0으로 승리 기적적인 16강 진출을 이루는 데 앞장선 수원 삼성의 토종 공격수 김건희는 요코하바 F.마리노스와 16강 전을 앞두고 최대한 오래 카타르에 머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건희는 “어제 이기지 못했다면 바로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어야 하는데 자고 일어나니 더 기분이 좋다”며 “고베전을 위해 경기장으로 출발하면서 (이)상민 형과 ‘오늘 승리해 카타르에 더 있다 가자’고 했는데 약속을 지켜 부듯하다”고 말했다.
김건희는 이어 “우리의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뛰는 지 누가 봐도 알수 있을 것”며 “올 시즌 K리그에서 팬들의 기대에 못미쳤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기쁨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몇 달 전부터 왼쪽 햄스트링 건염 증세로 고생한 김건희는 “카타르에 온 직후에도 통증이 심했고 조금 무리했다가는 찢어질 것 같아 불안했다”면서 “대회 출전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걱정했지만 꼭 회복해서 뛰고 싶었다. 소염 진통제 주사를 4차례 맞았고, 의무팀의 유환모 선생님이 오전, 오후, 저녁시간까지 하루에 세 차례씩 마사지와 치료를 해주면서 하루 하루 좋아졌다. 지금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뛰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전했다.
김건희는 끝으로 “우리 수원의 프라이드와 힘은 모두 팬들에게서 나온다. 팬들의 관심이 때로는 선수들에게 부담이 되고 압박감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수원의 선수라면 감내하고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매년 목표를 세웠지만 부상으로 제대로 이룬 게 없었다. 내년에는 마음을 내려놓고 팀에 기여하겠다.우리 팀도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다. 많은 응원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정민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