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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동안 교직 생활해 왔지만, 온라인 졸업식은 처음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 경기지역 학교들 졸업식 온라인 진행
졸업장 드라이브스루로 수여… 송사·답사는 영상으로

 

“자, 졸업생 여러분, 학부모님들~ 모니터 앞에 앉아주세요. 곧 졸업식을 시작하겠습니다.”

 

텅 빈 교실에서 담임 교사가 모니터를 향해 말문을 열자 각자의 집에 있는 6학년 학생들은 속속 화면 속에 들어와 자세를 고쳐 앉았다. ‘○○엄마’, ‘○○아빠’ 등 닉네임을 단 학부모들의 모습도 화면에 보였다. 몇몇 학생의 화면 뒤로 엄마, 어린 동생이 꽃다발을 들고 앉아있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바꾼 야속한 풍경, 모두에게 낯설기만 한 ‘실시간 라이브 랜선 졸업식’ 모습이다.

 

15일 예정이던 안양 나눔초등학교 졸업식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결국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교육당국이 13일 코로나19 전파 차단을 위해 졸업식 행사를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하거나, 학부모 참석 자제를 권고하면서 나눔초도 비대면 온라인 졸업식을 선택했다.

 

졸업생 77명, 교사, 학부모 등 직접 만날 수 없어 모두 아쉬워하는 자리였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유쾌하게 꾸민 안양 나눔초의 ‘아주 특별한 15회 졸업식’ 현장을 들여다봤다.

 

이날 오전 6학년 2반 교실에는 칠판에 걸린 ‘축 졸업’ 플래카드 앞에 담임 교사 홀로 자리해 있었다. 그러나 일생에 한 번뿐인 초등학교 졸업식이어서인지 모니터 속에서나마 학생과 가족들의 표정만큼은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평년 같았다면 모두가 얼굴을 맞대고 축하 인사를 건넸을 시간이지만 이날 모든 순서는 미리 촬영해둔 영상으로 대신했다. 교장 선생님 말씀 전 졸업식장에 울리던 ‘아, 아! 하나, 둘, 셋’ 하는 정겨운 마이크 테스트 대신 “렉(컴퓨터가 일시적으로 멈추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라는 담임교사의 안내멘트가 인상적이다.

 

 

공영옥 교장은 영상 회고사를 통해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생전 해보지 않던 원격수업과 각종 규제들을 잘 따라와 줘서 정말 고맙고, 곧 어엿한 중학생이 되는 졸업생 여러분 정말 축하한다”라고 화면 속에서 인사를 전했다.

 

졸업생들은 각자 집에서 휴대전화로 직접 촬영한 영상으로 짧은 소감을 밝혔다. 대부분 “학교도 몇 개월 못 갔는데 이렇게 졸업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얼른 코로나가 종식돼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공부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날 졸업식을 진행한 하종민 교사는 “18년 교직생활 중 ‘온라인 졸업식’은 처음”이라며 “함께 사진을 찍고 작별 인사를 나누는 추억을 남겨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안전이 더욱 중요하기에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라고 전했다. 또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학생들과 교감할 시간이 적어 안타까웠다”라며 “그래도 이번 온라인 졸업식을 준비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아쉬움을 조금 덜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교육당국은 전국 학교에 비대면 졸업식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안양·과천 45개 초등학교 등 경기지역 초·중·고교들은 이달부터 다음 달 첫 주까지 졸업식을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 경기신문 = 노해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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