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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정’ 통해 전한 전민식 소설가의 메시지 “깨어있어야 한다”

‘해정’, 거대 권력에 감시당하는 현대인 삶 다뤄
312쪽 달하는 장편소설…사찰요원 남녀의 이야기
전민식 작가 “종이책 읽는 문화의 중요성도 느꼈으면”

 

“개인이다 보니 개인주의적인 삶을 산다고 하더라도 연대적인 삶을 외면하지 말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자신의 일곱 번째 소설 '해정'을 출간한 전민식 작가는 2일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책에 담고자 했던 메시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달 25일 출간된 전 작가의 소설 '해정'은 거대 권력에 감시당하는 현대인의 삶을 박진감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책의 제목인 ‘해정’은 한때 특수요원이 사용했던 용어이며 자물쇠나 빗장을 푼다는 은어로, 권력에 맞서는 요원들의 활동을 암시한다. 어둠을 꿰뚫어보는 남자와 그의 파트너인 여자가 조직의 명령으로 재야인사들의 집 열쇠를 따고 정보를 빼오는 사찰 요원으로 활동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저자는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짓밟히고 억압받는 부조리한 세상을 헤쳐나가는 남녀를 통해 그 어떤 세력에도 굴하지 않는 정보의 홍수시대를 그려냈다.

 

‘해정’을 쓰게 된 계기를 묻는 말에 전 작가는 오래전 읽었던 해외 토픽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몇 년 전 해외 토픽 기사를 읽었다. 초등학생 2~3학년 아이가 어두운 곳에서 선생님이 제시한 수학 문제를 푼다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 당시 청문회 자리에서 민간인 사찰 관련 증언을 듣고, 이를 배경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전 작가는 두 이야기를 조합하면 재미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펜을 들었다.

 

시대적 흐름에 희생당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썼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는 “요즘에야 소설들이 소소한 일상을 다루고 있는데 일상 속 행복이 유지되려면 거대 담론적인 이야기들이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민들의 삶이 힘들지 않을 것이므로 깨어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연대적인 삶을 외면하지 말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2021년을 신간 출간으로 시작한 전민식 작가는 많은 이들이 ‘해정’을 읽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일정을 미뤘던 신간도 이어서 낼 계획이라는 전 작가는 “요즘 종이로 된 책을 읽는 문화가 멀어지는 시대인 것 같다. 조금이나마 독자들이 종이책을 읽는 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전민식 작가는 지난 2012년 장편소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제8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이후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알 수도 있는 사람’, ‘강치’ 등 꾸준히 소설작품을 선보였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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