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한 마리
골목길 담장 아래 쓰러져 있다
늦가을 볕이 수의 한 벌 지어오고
하늬바람이 조심조심
새의 주검을 감싸주었다
저 새가 불러준 노래의 부피만큼
세상은 맑아지고
슬픔의 무게도 덜어냈겠지
먼 허공에 길을 내어
캄캄한 별들에겐 등을 꺼내 주던 새
언제부턴가
노래가 울음으로 변한 새
눈물 없는 세상 차마 그리웠던 것일까?
감긴 눈 속에
파란 하늘 한 조각 담고
못다 부른 노래의 날개도 접었다
새를 잃어버린 허공이
부르르
슬픔으로 온 몸 떠는 것을 보았다
약력
▶조은설(본명;조임생)
▶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졸업
▶[미네르바] 신인상 등단
▶[한국일보] 여성생활수기 당선
▶시집 [거울뉴런] 외 3권
▶장편동화 [밤에 크는 나무들] 외 30여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