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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LH 투기의혹’ 늑장 수사 논란… 검찰 빠진 결과?

警, 의혹 폭로 7일 만에 압수수색 영장 집행…늑장 수사 지적
“사실과 달라… 법원 휴일 껴서 그런 것”
법조계 “검찰이 수사를 맡았다면 달랐을 것”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들의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이 폭로된 지 1주일이 지나서야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본격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경찰의 강제수사 착수가 늦은 점, 검찰이 수사에서 배제된 점 등과 관련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LH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압수수색에는 포렌식 요원 등 수사관 67명이 동원됐으며, 압수수색 대상에는 경남 진주 LH 본사, 경기지역 과천의왕사업본부, 인천지역 광명시흥사업본부 등 3곳과 피의자 13명의 주거지 등이 포함됐다.

 

지난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의혹을 폭로한 지 일주일 만이었다.

 

이에 일각에선 ‘증거인멸’ 시간을 벌어줬다며 “경찰이 늑장 수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고위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관련 의혹이 폭로된 게 지난 2일로, 이튿날 고발인을 조사해 5일 오후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검찰이 바로 청구했다”며 “법원이 주말에 쉬어 8일 영장이 발부돼 (9일) 집행한 것으로, 경찰이 늦었다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과도 유기적으로 협조를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사건 영장청구 과정에서는 경찰과 검찰, 그리고 법원 사이에서 유기적 협력이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장은 경찰이 검찰에 신청하고, 검사가 법원에 청구하면 판사가 발부한다.

 

경찰은 지난 2일 이 사건 관련 고발을 접수해 다음날인 3일 고발인 및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이틀 뒤인 5일 경찰은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 안산지청은 같은 날 바로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안산지원은 사흘이나 지난 8일에 영장 발부 결정을 내렸다. 주말이 껴있던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상황이지만, 검찰이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을 피력했다면 법원은 주말에라도 영장을 심사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번 영장청구에서 검찰은 별다른 요청을 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랬다면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경찰과 소통이 부족한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수사 초기부터 경찰과 함께 검찰이 수사에 투입됐더라면 보다 신속·정확한 수사가 진행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검찰 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된 지 고작 3개월밖에 흐르지 않은 걸 감안하면 경찰 수사 방식이 서툴러서 발생한 문제일 수도 있다”며 “검찰이 수사를 맡았다면 증거인멸을 최대한 막기 위해 의혹 폭로 직후 적극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빠르게 수사에 착수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다 검찰이 LH 땅 투기 의혹 수사에서 직접 수사에 개입할 수 있게끔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정부합동조사단에 검사 1명이 파견되긴 했지만, 수사가 아닌 법률 지원 역할만 부여된 데 따른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정부의 움직임이다. 직접 수사를 진행하는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에 검사를 단 1명도 파견하지 않은 것도 그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LH 투기 의혹 관련 긴급 관계기관 회의에서 “수사를 맡은 경찰과 공소 제기·유지를 담당하는 검찰 간의 유기적인 소통과 연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창원 국무조정실 1차장도 “수사본부에 검사 파견하지 않는 게 수사권 조정에 따른 원칙"이라며 "수사는 경찰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사단 파견 검사는 수사가 아닌 법률 지원 역할만 한다”고 되새겼다.

 

그러나 검·경 수사권 조정을 추진해 온 여당마저도 LH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기 위해선 검찰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쥐를 잡는 데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 가릴 것 없지 않느냐”며 “수사본부에 검사를 파견하는 등 모든 수사 역량을 투입해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