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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12명 참여한 경기도미술관의 ‘몸 짓 말’…사색 유도하는 퍼포먼스

이건용 등 12명 작가 참여한 ‘몸 짓 말’…6월 27일까지 전시
스스로 관람 동선 설계→작품 설명문 비치 등 재미 더해

 

경기도미술관이 2021년 교육프로젝트 전시 ‘몸 짓 말’을 통하여 관람객들이 몸을 매체로 표현하는 퍼포먼스에 대해 사색(思索)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몸 짓 말’ 전시는 수집의 결과물들과 2000년대 비디오 기술로 기록 된 작가들의 퍼포먼스와 동시대 작가들이 다양한 분야들과 결합해 선보이는 행위들을 살펴보고 직접 참여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번 전시를 선보이는 경기도미술관은 지난 2019년부터 국내 미술관 중에서는 최초로 퍼포먼스의 ‘개념’을 작품으로 수집해 소장하기 시작했다. 예술가들이 그들의 ‘몸’을 도구로 하여 ‘짓’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표현’과 ‘생각’을 수집하는 의미가 있다.

 

‘달팽이 걸음’ 퍼포먼스로 유명한 이건용 작가를 비롯해 김구림, 김범, 노경애, 박민희, 박준범, 서현석, 성능경, 안규철, 이재이, 장지아, 홍명섭 등 작가 12명이 참여한 ‘몸 짓 말’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일상적 행위가 예술이 되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실에 첫 발을 들이면 ‘전시 공간’을 보다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자신의 움직임을 어떻게 계획하느냐에 따라 전시 관람 동선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으며, 작품마다 1장의 설명문이 비치돼 있어 더 알아보고 싶은 작가가 있다면 글을 수집하는 것도 재미를 더한다. 전시실 입구에 작품 수집을 위한 봉투가 놓여있으니 미리 챙긴다면 알찬 작품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중목욕탕을 한번쯤 가본 사람이라면 백조가 그려진 타일벽화에 유유히 탕을 오가는 모습의 ‘백조’가 단연 눈에 들어올 것. 머리에 백조모양의 수건을 쓴 이재이 작가의 모습은 일상 속 익숙하지만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지 못했던 목욕탕이라는 공간에서의 움직임을 담고 있다.

 

이건용 작가가 1979년 발표한 ‘달팽이 걸음’은 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그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백묵으로 바닥에 그린 선을, 발바닥으로 지워나가며 흔적을 만들어 낸다. 그 모습이 담긴 사진뿐 아니라 자신의 몸을 도구로 사용한 ‘신체드로잉’ 등 작가가 오로지 행위하는 몸에 집중한 작품들이 놓여있다.

 

 

TV화면 속 김범 작가의 ‘“노란비명” 그리기’는 교육방송에서 보던 밥 아저씨의 그림 따라 그리기 프로그램의 형식을 차용했다. 퍼포머는 캔버스에 노란 물감으로 붓질을 하며 비명을 지른다.

 

슬픔과 고통부터 기쁨과 희망을 표현한 다양한 비명이 몸의 움직임에 따라 캔버스 위 노란색으로 흔적을 남긴다.

 

특히 전시실 한켠에 마련된 터널을 걸어가면 박민희 작가의 ‘가곡실격: 방5↻’를 귀로 감상할 수 있다.

 

관객이 소리를 접하게 되는 퍼포먼스로 작가는 앞서 “전통음악의 시효만료에 대해 고민하면서 전통음악을 숭배하는 듯한 태도가 싫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가곡을 박제해버리듯 격을 버리는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고 밝혔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로 구조되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시를 낭독했던 작품을 다시 들을 수 있도록 재현한 공간도 마련돼있다.

 

한편 경기도미술관은 현재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로 인해 야외조각공원 측 출입구만 운영 중이며, 전시 관람을 희망하는 사람은 미리 예약해야 한다. 관람 전 발열체크와 손소독제 사용, 전자출입명부 QR코드 체크인도 필수다.

 

지난 11일 막을 올린 ‘몸 짓 말’ 전시는 6월 27일까지 경기도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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