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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을 가다 22 - 자연과 역사문화유산 찾아 떠나는 영흥도, 선재도

 영흥도는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23.7㎞ 떨어진 섬으로, 바로 옆 동쪽 1.2㎞ 지점에 선재도가 있다. 영흥이란 명칭은 옛날 중국에서 오던 배가 풍랑을 만나 암초에 부딪쳐 파손되면서 침몰 직전의 상황에서 거북이 한 마리가 나타나 구멍을 막아 육지로 인도해 주었는데 신령이 도와준 섬이라 해 붙여진 것이라 한다.

 

중앙에는 섬의 최고봉인 국사봉(128m)이 있으며 이곳을 제외하면 대체로 평탄한 지형이다. 해안에는 갯벌이 넓게 분포하고 곳곳에 모래해안이 발달돼 해수욕장을 이루고 있다. 영흥대교가 개통됨에 따라 영흥도는 동쪽으로 선재도와 연륙이 된 대부도를 거쳐 경기도, 인천으로 연결돼 수도권에서 가깝고 피서하기 좋은 장경리해수욕장과 십리포해수욕장 등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섬의 서쪽해안에서 북쪽해안으로 가면 장경리해수욕장, 농어바위해안, 십리포해수욕장이 있고 그 주변에서 노출된 암석은 퇴적암의 특징인 층리를 간직한 퇴적기원변성암과 이를 관입한 안산암맥과 석영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암석들은 퇴적기원의 변성암으로 선캄브리아대에 형성된 태안층으로 추정하고 있었으나, 최근의 방서성동위원소(저어콘) 연구 결과 우리나라에서 발견되지 않은 고생대 데본기(약 4억 년전)에 형성된 암석으로 판정됐다.

 

영흥도와 선재도의 태안층은 석회성분이 포함된 점토가 퇴적돼 형성된 이암과 모래가 쌓여서 형성된 사암이 교호되는 호층으로 변성작용을 거쳐 이암은 점판암으로, 사암은 규암으로 변했다. 점판암은 규암에 비해 풍화 침식에 비교적 약해 많이 패여 있고 소규모 습곡을 간직하고 있다.
 

 

장경리해수욕장의 바다 쪽에는 한때 매립하기 위해 조성된 인공방파제가 사주처럼 발달돼 특이함을 더해주고 여름철 해질 무렵 석양이 아름답기로 알려져 있다. 이 해수욕장 북쪽해안가에는 단층과 습곡을 관찰할 수 있는 태안층이 노출돼 있다.  


장경리해수욕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1km 떨어진 해안가에는 농어바위가 있는데 이것은 해안가에서 약 300m 떨어진 바다에 있는 시-스택으로, 간조 때만 걸어갈 수 있다. 농어바위에는 ‘몸이 불편하신 홀어머니를 봉양하는 가난한 어부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위독하신 어머니를 병간호 하던 중 잠시 잠이 들었다. 어떤 바위에서 어머니가 좋아하는 농어를 신나게 낚시하는 꿈을 꾸다가 깨어났다. 다음날 그 꿈속의 바위를 찾아 며칠 헤매다가 꿈속에서 보았던 바위를 발견해 낚시를 했더니 커다란 농어가 많이 잡혀서 부자가 됐고, 아들이 잡은 농어를 드신 어머니도 건강하게 돼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십리포해수욕장은 영흥대교 부근의 내리 선착장에서 십리(4km)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겨울철에는 강한 북서풍으로 모래가  많이 날려 인접한 마을에 많은 피해를 주었다고 한다.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방풍림으로 300여 그루의 소사나무를 해수욕장과 마을 사이에 심었고, 그것이 오늘날 십리포해수욕장의 명물로 알려진 150여 년 된 소사나무 군락이 된 것이다.


여기에는 ‘인천상륙작전전초기지비’가 설치돼 있다. 팔미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십리포해수욕장에서 팔미등대 탈환작전을 위해 해군 특수대원들이 어선을 타고 영흥도에 도착했다. 비(碑)는 인천상륙작전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영흥도 청년방위대와 함께 북한군과 싸우다 희생하신 호국영령들의 애국정신과 애향심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국사봉은 1시간 정도면 올라갈 수 있는 섬의 최고봉으로 정상 주변에는 수백 년 된 소사나무 고목이 자생하고 남쪽 기슭에는 통일사가 있다. 통일사는 한국전쟁 때 전사한 남편의 넋을 기리고 조국의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미망인이 조성한 사찰로, 그래서 이름도 통일사라고 한다.

 

국사봉 북쪽 기슭과 통일사 북쪽 기슭엔 봄의 전령사로 알려진 노루귀와 복수초 군락이 자생하고 있어 봄꽃을 촬영하는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선재대교를 지나 선재도 초입의 남쪽 해안가에는 미국 CNN이 선정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선정된 목섬(항도)이 있다. 선재도 목섬은 간조시각 전후 2, 3시간에만 걸어갈 수 있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으로 석회성분이 포함된 흑색 점판암, 규암과 이를 관입한 중성암맥으로 구성돼 있다.
  


영흥도 남쪽에 있는 용담이 마을에서 어촌체험학습장으로 넘어가는 도로변 절개지에 패총이 노출돼 있는데, 이곳의 패각은 대부분 굴 껍질로 구성돼 있다. 그 크기는 길이 10m, 두께 1m 정도로 빗살무늬토기 파편이 발견된 것으로 미뤄 보아 영흥도에서는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김기룡·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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