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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테이지] 김도윤 무예24기 수석단원 “무인으로서 최고 경지 오르고 싶다”

화려한 조명 아래 무대와 전시장을 수놓는 배우, 작가들이 있다면 무대 뒤에는 이들을 빛내주기 위해 고생하는 조력자가 있다. 본보는 ‘백스테이지’라는 제목으로 묵묵히 일하는 무대 뒤 숨은 일꾼들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기획을 진행 중이다. 무대와 전시장의 주인공이 아닌 무대 뒤 숨은 일꾼들의 진짜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개인적으로는 무인으로서 최고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 더불어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시범단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널리 알려져서 사랑받길 바란다.”

 

수원시 화성행궁 유여택에서 만난 김도윤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시범단 수석단원은 첫인상에서부터 호기(豪氣)가 느껴지는 무인이었다. 무도가, 무인으로 불릴 때 가장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를 만나 무예24기와 함께 걸어온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무예24기는 정조의 명을 받은 실학자 이덕무, 박제가와 무예의 달인 백동수가 1790년에 편찬한 ‘무예도보통지’의 24가지 무예를 말한다. 조선 전래의 무예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우수한 무예를 적극 수용해 ‘24기(技)’로 정리한 무예교범서로서 부국강병의 실학정신이 담겨 있다.

 

 

김 수석단원은 “생소하고 모르는 분들이 많을텐데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정조의 친위부대인 장용영 부대가 익혔던 24가지 무예로 지상에서 하는 18가지, 마상에서 하는 6가지 무예”라고 소개했다. 무예24기가 수록된 ‘무예도보통지’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있으며, 수원시에서는 향토유적문화재로 인정받고 있다.

 

무예24기를 시연한지는 15년 가까이 됐으며, 2015년 7월 13일 수원시립공연단 창단 기준으로 6년 차라고 밝힌 김도윤 수석단원은 무예24기 시범단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수석단원의 역할은 업무지시를 받아서 단체훈련 스케줄을 조율하거나 단체훈련을 맡아서 한다. 단원들의 의견을 듣고 취합해서 상임연출이나 예술감독님께 전달하고 매끄럽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원들의 편에 서서 고충이나 어려운 점을 최대한 해결하고자 노력한다는 그의 말에서 묵묵한 진심이 느껴졌다.

 

 

무예24기 시범단 활동을 하며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을 묻자 김 수석단원은 “공연하고 나서 관객들이 사진, 영상을 찍어주고 SNS에 올려서 호평해주시기도 한다. 때로는 간식을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화성행궁에서의 시연뿐 아니라 전국 지역축제나 해외공연도 참여한다. 2년 전에 공연차 프랑스를 갔는데 그들하고는 다른 문화예술이라 그런지 또 다른 반응이었다”고 설명했다.

 

2020년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발생으로 정부방역 지침에 따라 무예24기 시범단 상설공연도 한동안 멈췄다. 현재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화성행궁 내 유여택에서 인원 100명 제한을 두고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를 회상하던 그는 “공연을 통해 박수받고 사랑받고자 존재하는 단체인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못하다 보니 관객들을 만날 수 없어 힘들었다. 개인적인 수련이나 단체 훈련은 틈틈이 했는데 보여드릴 수 없어 안타까웠던 시간”이라고 전했다.

 

 

고등학생 시절 태권도를 시작했다는 김도윤 수석단원은 운동을 하면 노력한 만큼 몸이 구현되고 실현되는 매력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무술과 무예를 했기에 무인으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그는 “이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르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목표를 밝혔다.

 

덧붙여 “체대를 나온 후배들이나 후배 단원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부상도 있고 쉽지 않은 고된 길이다. 관광오시는 분들이 관람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나 드라마처럼 실수를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책임감과 프로정신을 가지고 공연에 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후배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앞길을 터주고 바통을 터치하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수원시민과 무예24기 시범단을 응원하는 관객들에게 “전통무예 명맥을 잇고 관람객들에게 멋진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는 수원시립공연단이 되겠다”는 인사를 남겼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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