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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윤석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신의’ 생각해야”

[김대훈의 뉴스토크]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下)
文대통령, 윤석열-조국 사태로 마음 아팠을 것
노무현의 과제 아직 이뤄지지 않아…그 꿈 이루고파

 

 

(1편에서 이어서)

☞ ① 잠룡 이광재, 국민 공감 없는 MB·朴 사면 '어불성설'

이광재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정치를 시작하기 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신의'를 먼저 생각하라"고 일침했다. 

 

이 의원은 지난 7일 경기신문과 열린공감TV가 공동 기획한 ‘김대훈의 뉴스토크’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이 윤 전 총장을 신뢰했기 때문에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말 '노무현이 옳았다'는 책을 낸 이 의원은 17년 전 당시 노무현이 제시한 '사람, 기술(디지털), 국토균형발전'은 지금도 통하는 아젠다이며 반드시 이 과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당 내 다른 잠룡인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이낙연 전 총리와는 결이 다른 복지정책으로 자신을 차별화했다. ‘기본소득’이나 ‘신복지’와 같은 분배 정책이 필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전면적인 기본소득 실시에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수명 100세 시대의 복지는 강력한 성장 없이는 불가능하며 곳간을 채울 성장 정책 역시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내세운 성장 동력의 핵심은 바로 기술력(디지털)이다.

 

다음은 인터뷰 1문1답.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지지율에 대해 생각이 많을 것 같은데. 

 

윤 전 총장은 정치하기 이전에 신의를 생각했으면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전 총장과 조국 전 장관 둘 다를 신뢰했다. 그러니 주변의 반대에도 총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일련의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마음이 굉장히 아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 명분과 실리가 충돌하면 명분을 선택하라고. ‘권불십년’이라는 말처럼 정권 초기에는 쇠도 뚫을 정도로 강하지만, 나중에는 창호지 하나 뚫지 못한다. 정치권력이 살다보면 커 보이겠지만 오히려 중요한 건 명분이고 신의다.

 

세상사 이치가 그렇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큰 나라다. 경제와 외교가 80%를 차지한다. 과연 윤 전 총장이 이런 대한민국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과연 정치를 하는 것이 행복한 걸까. 주변에서도 정치하지 말라는 얘기를  많이들 할 것이다.

 

◆ 얼마 전 인터뷰에서 ‘조국의 강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슨 의미인가. 

 

법률적으로는 8월에 재판 결과가 나오지만, 일단 자녀 표창장 문제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여기에 검찰의 과도한 수사가 더해졌다. '옳다 그르다'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일련의 사태는 두 가지의 과제를 남겼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과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 지난해 말 ‘노무현이 옳았다’는 책을 냈다. 노무현의 무엇이 옳았다는 것인가.

 

먼저 노 전 대통령은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자, 반칙과 특권이 없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자’고 했다. 그게 정의고 공정사회인데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숙제는 아직까지 남아 있다.

 

두 번째로 노 전 대통령은 디지털 기술을 강조했다. 2002년 대선 때 컨설팅을 했는데 ‘디지털 경제 리더’가 노무현의 콘셉트였다. 그 디지털 시대가 이제 왔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웨이퍼를 들고나오지 않았나. 이제 백신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로 국력이 갈릴 것이다. 기술 경쟁에서 앞서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국토의 균형 발전이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동안 72회나 국토균형발전회의를 주재할 정도로 엄청나게 관심을 가졌다. 그 결과가 세종시와 혁신도시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수도권에 인구 51%가 모여있지 않은가. 

 

끝으로 노 전 대통령이 동북아 균형론을 제기했을 때 온 나라가 난리가 났다. 그때 중국은 이렇게 크지 않았다. 지금은 미-중의 경쟁 그리고 협력이 앞으로 30~40년 간 우리 운명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은 정치가이기 보다는 사상가적 측면이 더 강했던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는 아직 그의 꿈이 이뤄지지 않았으니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자는 것이다.

 

◆ 노 전 대통령이 임기 말 대연정을 얘기했는데, 이광재 의원도 여러 자리에서 협치·연정을 말하기에 책에서도 그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다. 

 

기본적으로는 노 전 대통령의 꿈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때는 야당이 우리보다 강하니 협치나 연정이 중요했다. 지금은 180석이다. 진보 블록 자체가 자기 힘을 밀고 갈 수 있으니 정치 환경이 그때와 다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자. 김대중 대통령 때 김종필이 어떤 인물인지 알면서도 불구하고 연합을 하지 않았나. 김영삼 정권에 있던 강봉균과 정세현을 발탁하지 않았나. 정세현을 통일부 장관으로 발탁해서 보수가 안심하게 하면서 햇볕정책을 일궜다. 막스 베버가 ‘결과를 중요시하는 정치 리더십’을 말했는데, 저는 그런 점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연정이나 협치 좋은 얘기다. 그럼에도 그 대상에서 걸러야 할 사람이 있지 않나. 언론 탄압을 당연히 생각하는 사람들, 정당 해산을 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사람들, 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오를 성찰하지 않는 사람들. 이들은 국민 입장에선 적폐청산의 대상일 뿐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3당 합당을 한 이후 진보 인사들이 그쪽으로 가서 섞이면서 대한민국 정치가 조금 우습게 됐다. 다시 정상적인 과정을 만들려면 극단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합리적인 사람끼리 충분한 대화를 해야 대한민국 정치가 나아진다는 의미이다.

 

 

◆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셨는데, 경기도 발전 전략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없나. 

 

이재명 도지사가 워낙 잘하고 있어서 딱히 할 말은 없다. 다만 강원도와 경기도가 같이 잘할 수 있는 게 있다. 강원과 경기는 강이 이어진다. 홍익대나 한예종에서 졸업 작품전을 하고 나면 많이들 버려지는데, 이걸 사들여서 예술가 로드를 만들면 예술가도 살고 강원도와 경기도 역시 좋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는 DMZ(비무장지대)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금을 모아서 유엔에 내고 DMZ를 관리하고 진화시킬 기구를 만들면 어떨까 싶다. 세계 평화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기획으로 DMZ를 미래 자산으로 키워나가면 좋겠다. 

 

세 번째로 연천과 포천에는 미군부대가 떠난 자리가 많은데, 그곳을 노무현 정부 때의 파주 LCD 단지처럼 미래산업의 도시로  만들면 좋을것 같다. 

 

마지막으로 경기도에는 제2의 강남이나 제2의 판교가 필요하다. 김포공항 옆 강서와 고양(일산), 상암, 마곡에 글로벌 혁신 산업기지를 만드는 거다. 행주대교 옆에 다리 하나만 놓으면 지금처럼 막히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 김포 고양은 너무 막힌다. 2030 세대가 강남으로 출퇴근을 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버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 이재명 도지사는 ‘기본소득’을, 이낙연 전 총리는 ‘신복지’라는 복지정책을 말하고 있다. 이광재 의원은 분배와 성장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의미인가. 

 

100세 수명 시대가 오고 있다. 그동안 인간에게 한 번도 도래하지 않은 시대다. 그런 의미에서 ‘기본소득’과 ‘신복지’ 체제는 둘 다 함께 노력해 만들어야 할 부분이다. 특히 기본소득은 전 국민까지는 아니지만, 실험적으로는 도입할 부분이라고 본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가 오고 있는 만큼 강력한 성장 없이는 살아갈 방법이 없다고 본다.

 

국회에 복지 문제는 있어도 성장 얘기는 부족하다. 그래서 저는 세계적 기술경쟁에서 이겨야 성장 가능성이 오르고 새로운 일자리가 나온다고 본다.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의 경우 선발주자는 성공하지만 후발주자는 굉장히 고통스럽다. 때문에 복지와 성장이 선순환 구조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 복지보다는 성장에 방점을 찍는다는 말인가.

 

돈을 쓰는 건 쉽지만 버는 건 어렵다.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현금은 한 번 주면 깎기 힘들다. 예를 들어 나경원 전 의원의 결혼·출산 시 1억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한다는 공약은 선심성이어서는 안 되고 보다 충분한 논의가 필요했던 공약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현금 지급이 필요할 때도 있다. 재난지원금과  4인가구 100만 원 지급은 분명 유용했고 필요했다. 

 

◆ 얼마 전 가상화폐를 제도화해 2030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2030 표심잡기’라는 지적도 있다.

 

저는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꾸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여기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다. 제페토가 추진한 블랙핑크 버츄얼 팬사인회에 5000만 명이 모였다. 가상세계에서 일자리와 산업이 생겨나고 있다. 그 중심에 코인이 있다. 앞으로 가상세계는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니 이 시장에 뛰어들어 선점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코인 거래에 투기적 속성과 펌핑 세력이 있으니 이걸 빨리 잡아내자는 거다. 원금을 보장해 주자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안정성을 위해서다. 새로운 세상이 온다고 보고 일론 머스크가 수조 원을 투자한다. JP모건도 처음엔 사기라고 했다가 이제 코인을 발행한다. 일본과 미국은 코인을 사고파는 종류가 제한돼 있다. 우리도 주식시장에서 주식이 오르고 내리는 장단점을 파악하듯이, 가상화폐 시장을 투명하게 하자는 거다. 그리고 젊은이에게 어른이 가르쳐야 한다고 하는데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오히려 어른들이 청년에게 배워야 한다.

 

◆ 대선 출마 의사는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다른 잠룡들과 비교해 본인만의 장점 또는 강점이 있다면?

 

제가 그분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꿈이 크다는 것이다. 나라의 흥망사에 관한 연구를 많이 했다. 그리스 네덜란드 영국처럼 세계 문명사의 주인공이 되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면 주변에서는 황당하다고 한다. 꿈이 크다고 죄는 아닌데 말이다.

 

두 번째는 특허를 가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특허가 있다. 제가 가진 특허는 진맥을 통해 건강 체크가 가능한 기술인데 앞으로 스마트 워치에 이런 진맥 기능이 달릴 것으로 본다. 동서양이 만나는 시대가 오니 스마트 워치로 진맥을 하는 시대도 반드시 올 거다. 손목을 눌렀다 떼는 건 보통 기술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그건 공돌이나 하는 얘기지’라고 무심하게 넘긴다. 

 

세 번째로는 제가 아이디어 뱅크다. 어떤 정책을 낼 때 주변에서 아이디어가 좋다고 한다. 이유가 있다. 제가 원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많은 재야인사를 만나고 배웠다. 당시 원주는 재야의 메카였다. 이분들을 만나며 반유신 독재투쟁을 하면서도 절실하게 느낀 건 바로 ‘민생’이었다.

 

제가 왜 민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냐면 장일순 선생의 생명사상 때문이다. 그분이 투쟁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바로 신협운동이다. 한살림 공동체, 즉 먹는 것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것이다. 가장 강렬한 투쟁을 하더라도 1순위는 국민의 삶이어야 한다. 개혁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국민이 어떻게 하면 잘 살것인가를 고민하는 개혁이어야 한다. 그것이 가장 미래지향적이라는 것을 일찍 깨달았다. 목소리 크다고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지혜로울 때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을 다 묶으면 나는 누구인가 싶다. 꿈은 큰데 황당하고, 기술 특허를 내니 공돌이 같기도 하고, 아이디어 뱅크이고. 내가 몽상가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실질적인 꿈을 꾸는 사람이다.

 

[ 경기신문 = 대담 김대훈 편집국장, 허재현 기자(리포액트) / 정리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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