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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조기 발견만 하면 절제 없이도 치료 가능하다

완치율 95%지만 병변 위치에 따라 위 전체 떼낼 수도
내시경 기계와 치료술 발전... 정기적 검진이 해답
국가건강검진, 40세부터 2년마다... 위험 요인 있다면 더 빨리 시작해야

 

어느 날 갑자기, 가족 중에 누군가 위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게다가 초기라는 말에 안도하는 순간도 잠시, 놀란 가슴 쓸어내릴 틈도 없이 위 전체를 절제해야 된다는 얘기를 듣게 되면 심정이 어떨까. 

 

위암이 그렇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은 95%에 이르지만, 병변의 위치에 따라 위를 모두 떼내야 할 수도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여러가지로 불편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우리 몸안에서 보내는 신호들에 좀더 세심하게 귀 기울이고, 검진을 미루지 않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내시경 기계와 치료술의 발전으로 조기 위암의 경우 내시경 절제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1999년 이후 현재까지 한국인 암 발생 1위, ‘위암’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생이 많은 암으로, 위 점막의 위샘을 구성하는 세포에서 기원하는 선암이 대부분이다. 암세포가 점막층이나 점막하층에 국한돼 있으면 조기위암, 근육층이나 장막층까지 침범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 진행위암이라고 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2018년 국가암등록 통계 분석’에 따르면, 신규 암 환자 24만3837명 가운데 위암 환자가 전체 12%(2만9279명)를 차지했다. 또 지난 10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1999년 국가 암등록 통계 사업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발생하는, ‘가장 한국적인 암’인 셈이다.

 

 

위암이 매우 위험한 이유는 간과 췌장, 십이지장, 식도 등으로 직접 침범하거나,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폐, 복막 등 멀리 떨어진 장기로까지 옮겨 가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조기 위암 단계에서 수술을 하게 되면 완치는 가능하다.

 

앞서 언급했듯, 위암은 조기 발견 시 완치율 95%에 달한다. 하지만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환자의 50% 정도가 위암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증상이 있는 경우라도 상복부 불쾌감, 소화불량, 식욕부진, 가슴앓이 등 일반적인 소화기질환과 구분이 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내시경 치료 가능한 위암, 0기에서 1기… 가장 좋은 방법 ‘위 내시경’

 

위암 예방과 조기 발견, 진단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위 내시경’이다. 최근에는 내시경 기계와 치료술의 발전으로 조기 위암을 내시경 절제만으로 치료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대한위암학회 권고에 의하면 내시경치료가 가능한 위암은 0기에서 1기다. 암의 위치가 가장 안쪽인 점막층에 국한되고 궤양이 없으며, 크기가 2cm 이내로 작고, 세포의 분화도가 좋고, 위 주위 림프절 전이 가능성이 없는 경우 내시경 점막 절제만으로 위암 치료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은 수면 내시경으로 시행하고, 2~3일 만에 퇴원할 수 있다. 시술 후에 한 달 간 위궤양 약을 복용하면 되고, 위 절제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꼽힌다.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절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위암 수술은 암을 완전히 제거해 재발 및 전이를 막기 위한 표준 치료 방법으로, 암을 포함해 주위의 정상 위조직을 충분히 잘라내는 과정이다. 암이 발생한 부위는 물론이고, 암이 확산되거나 전이될 수 있는 부분을 가능한 모두 제거하는 것이다.

 

절제 범위 및 재건 술식은 암의 위치, 병기, 환자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결정한다. 조기 위암이나 주위 전이가 없는 진행암 경우에는 복강경 및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을 시행, 수술 후 흉터와 통증이 적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진형민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위암센터장은 “성빈센트병원은 일본에서 발전된 개복 표준화 위암 절제 수술 방법을 초기에 도입한 이래, 국내 위암 복강경 수술 도입 초기인 1997년부터 복강경 위절제 수술을 시작했고, 이후 매년 200례 이상의 위암 수술을 시행하며 수많은 임상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조기 위암의 진단이 증가함에 따라 2007년부터는 복강경 위암수술이 전체 위암수술의 60%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2014년부터는 가장 발전된 최소침습수술 방법인 로봇 위 절제 수술을 시행하며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요즘은 일반 국가건강검진에 위 내시경 검사가 있어 남녀 모두 40세부터 2년마다 검사를 받을 수 있으니 다행스런 일이다. 다만, 가족력이 있거나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다면 더 이른 나이에 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생존기간과 완치 기회 증가시키는 항암치료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암 치료를 할 수도 있다. 항암 치료는 수술이 어려운 환자를 수술 가능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또 수술 후 재발을 방지하거나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완화 목적으로 시행된다.

 

특히, 항암치료 분야는 최근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어 기존 항암치료 이외에 다양하고, 새로운 치료제가 도입되고 있다. 진행한 위암의 경우에도 새로운 표적 항암 치료와 방사선치료, 수술 치료 등 여러 치료를 적절히 사용해 생존기간과 완치 기회가 증가되고 있는 추세다.

 

위암은 병기가 높을수록 재발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선 추적 정기검진이 매우 중요한데, 조기 위암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술 후 2년까진 6개월마다, 그 후로는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위암 치료를 위해 병원을 선택할 시 염두해야 할 점은 해당 의료기관이 협진체계를 잘 갖추고, 적정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지에 대한 부분이다. 특히 위암은 발병 연령이 60~70대로 높아 고혈압이나 당뇨, 관절염 같은 만성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협진을 통한 다학제 진료가 필수적이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01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위암 적정성 평가를 참고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올해까지 총 5차에 걸쳐 평가 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니 말이다.

 

진형민 센터장은 “성빈센트병원 위암센터는 5회 연속 1등급을 획득했다. 위암의 재발, 전이를 최소화하는데 암 치료의 목적을 두고, 원칙에 입각한 수술 관리, 높은 수준의 복강경 술기, 다학제 진료, 수술 표준화를 토대로 환자에게 맞는 최적화 된 맞춤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암 발생의 주요 원인, 식습관과 헬리코박터 필로리균

 

 

우리나라에서 위암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맵고 짠 음식, 절인 반찬, 불에 너무 그을린 훈제 음식 등을 즐겨먹는 식습관과 술을 곁들인 과식 후 발생하는 위식도역류 질환 등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위 점막 내 헬리코박터 필로리균도 위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막을 자극하는 독성물질을 분비해 위염을 유발하고, 염증이 지속될 경우 위세포가 파괴돼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것이 위암을 유발하는 전암 병변이다.

 

이외에도 흡연, 음주, 가족력 등이 위암 발생 요인이 될 수 있으며,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만성 질환의 치료 시 첨가하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의 장기 사용이 위 내 정상 환경을 변화시켜 암 발생 증가를 초래하기도 한다.

 

진형민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음식을 개인 접시에 덜어먹기 보다는 찌개처럼 한 그릇에 담아 같이 떠먹는 식문화가 있어 헬리코박터균에 많이 감염되는 편”이라며, “헬리코박터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감염 시 위암 발생을 3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능한 빨리 제균 치료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짜고 매운 음식, 불에 탄 음식 먹지 않기, 과일이나 신선한 채소 먹기 등 식이 요인을 개선하는 등 평소 위암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또한 헬리코박터균은 가족 내 감염, 같이 식사하는 동료, 가까운 사이의 입을 통한 전파가 많으므로 식사문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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