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에 국제 수어로 구성된 안무를 표현하며 다양한 메시지를 담았다.
두 주먹을 쥔 상태에서 엄지손가락을 펴고 위아래로 흔드는 동작은 ‘즐겁다’를, 한쪽 손바닥 위에 알파벳 에이(A) 모양을 한 다른 쪽 손을 움직이는 것은 ‘춤추다’를 뜻한다. 두 손으로 브이(V)를 만드는 것은 ‘평화’라는 의미다.
수어 안무와 관련해 멤버 제이홉은 “국제 수어를 접목해서 안무를 짰다”며 “전 세계 많은 분들에게 긍정의 에너지와 위로, 희망이 되어드리고 싶어 국제 수어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SNS를 통해 “15억 명의 청각장애인들이 삶의 활력이 되는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했다”면서 “수어를 안무로 활용한 BTS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퍼미션 투 댄스’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으며 수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수어(手語)는 수화 언어를 일컫는 말로, 소리로 말을 배울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보이는 언어’이다. 농인은 청각장애인을 달리 이르는 말로서 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2016년 2월 3일 제정돼 같은해 8월 4일 시행된 ‘한국수화언어법’에 따르면 한국수화언어는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이다. 한국어나 영어와 같은 독립된 언어라는 의미로 한국수화언어를 줄인 말인 ‘한국수어’는 한국어와는 문법 체계가 다르다.
그렇다면 수어는 만국 공통어일까?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수어는 나라별로 모두 다르며, 예를 들어 한국 농인과 미국 농인이 서로의 수어를 배우지 않고는 소통하기 어렵다.
또한 수어는 단순한 몸짓인 제스처와는 전혀 다르며, 손과 손가락의 모양(수형), 손바닥의 방향(수향), 손의 위치(수위)와 손의 움직임(수동) 등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특히 수어는 표정을 통해 감정이 표현되므로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표정에 따라 의미가 달리 표현될 수 있다.
청각장애인 또는 수어를 사용하는 이들은 입술 모양이나 표정을 보고 내용을 파악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소통이 어려울 수 있다. 기본적인 인사 정도는 알아두면 좋을 듯싶다.
‘안녕하세요’는 오른 손바닥으로 주먹을 쥔 왼팔을 쓸어내린 다음, 두 주먹을 쥐고 바닥이 아래로 향하게 해 가슴 앞에서 아래로 내리면 된다.
이밖에 국립국어원 한국수어사전을 참고하면 다양한 수어를 배울 수 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