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패럴림픽이 시작됐다. 지난 도쿄 올림픽은 ‘과정’에 최선을 다한 결과에 국민들이 응원을 보낸 첫 올림픽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무엇보다 스포츠를 바라보는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향후 스포츠 육성법도 과정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러나 ‘과정’만 중시할 수 없는 것이 ‘경쟁’ 아닐까? 올림픽은 상징성을 갖는 무대이고, 결과에 따라 각 나라 국민들이 갖는 정서적인 안녕감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영국과 일본은 ‘경험 밖의 사고’에 주목하고 ‘근거 있는 코칭’으로 스포츠 육성법을 전환해 종합 4위와 3위를 기록했다. 도쿄 올림픽 16위의 국가 대한민국 스포츠 육성법은 어떠한지 되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과거 엘리트 스포츠 육성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영국과 일본 정부가 2000년대 들어서며 합리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이는 엘리트 체육이 훌륭한 국가문화유산임을 인지한 영국과 정서적인 안녕감은 국민 통합에 일조한다고 여긴 일본이 엘리트 스포츠의 사회적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 정부도 고민해야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두 나라의 공통점은 생활체육 정책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시대에 새로운 ‘국가 브랜딩’ 수단으로 엘리트 체육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정책적으로 지원, 스포츠 과학화를 통한 ‘근거 있는 코칭’으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지난 100년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은 서열문화에 익숙한 국민성을 바탕으로 한 인내력(?)으로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왔다. 이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으로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국민에게 도전의식과 자부심을 심어 주는 등 국가 경쟁력 확보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성과 중심의 훈련법은 과학적인 훈련법에 대한 도입이 늦어지는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
이제 대한민국 체육은 보다 더 새롭고, 발전적으로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강호석 스쿼시국가대표감독(체육학 박사·대한체육회 교육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