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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가 죽으면 당신들 탓"…직장 내 괴롭힘에 극단 선택한 안성교육청 공무원

안성교육지원청 교육시설관리센터 주무관, 폐교에서 숨진 채 발견
유족 "'내가 죽으면 당신들 탓' 메모 남겨…상사가 겁박한 것으로 보여"
고인의 생전 메시지 "직위 이용해 왕따 조장, 현재 상황 즐기나"
상사 A과장 "나중에 말씀드리겠다"…유족 "직장 내 괴롭힘 인정돼야"

안성교육지원청 소속 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안성교육지원청 교육시설관리센터(센터) 소속 故이승현(54) 시설관리주무관. 고인의 유가족은 다른 직원들의 지속된 따돌림과 상사의 방조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4일 이 주무관 유가족 측에 따르면, 센터장인 A과장은 지난 1일 오후 1시쯤 '정신과 상담을 받으라'는 취지로 이 주무관을 안성시 보개면의 한 초등학교(폐교)로 불러냈다. 이 자리에는 안성경찰서 생활질서계 관계자 1명, 안성시청 소속 심리상담사 2명도 동행했다.

 

이후 이 주무관은 이튿날 오전 11시쯤 폐교 내에서 숨진 채로 청소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그의 차량에서는 '내가 죽으면 당신들(센터 직원들) 탓이다'라는 내용의 메모가 남겨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센터 직원은 "(이 주무관이) A과장을 만난 뒤 입술이 새파랗게 질려서 말을 못하고 떨었다"고 했다. 이 주무관의 친형 이모 씨는 "상담은 내밀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겁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서 엄청난 모욕감과 수치심이 발생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은 직장 내에서 오랜 기간 따돌림을 받았고, 이 때문에 상사인 A과장에게 면담도 요청했지만 A과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경기신문이 단독 입수한 이 주무관과 A과장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지난달 29일 이 주무관은 '4개월 지나도록 면담 한 번 안 한 과장님! 과장님이 저를 죽이는겁니다', '직위를 이용해 왕따를 조장하시는 현재 상황을 즐기시는 건가요?', '병가에 병조퇴 살이 떨려서 근무를 할 수 없어요', '하고 싶은 말 많은데, 왜 과장님은 안들으려고 귀를 닫으십니까'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러한 이 주무관의 호소에 A과장은 한 차례도 답변하지 않았다.

 

직장 내 따돌림 때문에 이 주무관은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 지난달 1일 받은 정신과 진단서 소견에는 '불안, 우울감 감정조절의 어려움, 불면 등의 증상을 보였으며 환자의 현 상태로 미루어 보아 최소 4주 가량의 정신과적 치료와 안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혀 있다. 또 지난 8~9월간 11차례에 걸쳐 병가 및 병조퇴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A과장은 경기신문과 통화에서 이 주무관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과 동료 직원 등의 따돌림 여부에 대해 "이번 입장이 정리가 되고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민원조정위원회 사안이 있어 추후 알려드리겠다"고만 답했다.

 

이 주무관의 유족은 "부하직원이 손을 내밀면서 대화를 하자고 했는데도 (A과장이) 왜 대화를 안 했는지 듣고 싶다. 이 부분이 밝혀지지 않으면 가족도 방조자가 되는 것 같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 돼야 하고, 명예회복 차원에서 순직 처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 주무관이 근무했던 센터는 3팀 16명으로 구성돼 운영 중이다. 관내 학교 시설 관련 통합발주, 순회점검, 상담업무 등 관리·보수를 지원하고 있다. 보통 시설관리주무관 1명당 4~5개의 학교를 맡아 주 2회 학교를 방문해 시설물 등을 보수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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