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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정의 '오늘의 성찰'] 병(病)에 대한 바른 이해

 

병에 걸리는 것은 인간에게는 당연한 현상이므로, 우리는 그것을 사람들에게 당연한 조건의 하나, 인간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생활 조건의 하나로 생각해야 한다.

 

육체의 건강을 도외시하면 사람들에 대한 봉사를 할 수 없게 된다. 또 육체에 대해 너무 염려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 중용을 발견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을 방해받지 않는 정도로, 또 사람들에 대한 봉사와 대립되지 않는 형태로, 육체를 배려하는 것이다.

 

환자가 생활을 완전히 중단하고 질병 치료에만 전념하는 것보다는, 불치병이든 나을 수 있는 병이든, 병 같은 것은 아예 무시하고 평소대로 생활하는 것이 낫다. 설사 그것 때문에 생명이 단축되는 한이 있더라도 끊임없이 자신의 육체를 두려워하고 걱정하면서 살아가기보다는 훨씬 나은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방해하는 병은 없다. 사람들에게 노동으로 봉사할 수 없다면, 사랑으로 가득한 인내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봉사하라.

 

마음의 병은 육체의 병보다 위험하고, 또한 더 흔하게 볼 수 있다. (키케로)

 

치료의 근본적인 조건은 그 치료가 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은, 육체에 병이 있을 때도 자주 무시되지만, 마음에 병이 있을 때는 반드시 무시된다고 할 수 있다. 


육체에 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이 법칙은 그 옛날의 사혈(瀉血)술의 경우에도 지켜지지 않았고, 오늘날에도 수술이나 독성이 있는 약의 복용, 또 그 밖에서도 볼 수 있듯 결코 지켜지지 않고 있는 건 물론이고, 모든 치료행위에 뒤따르는 마음에 대한 해독은 어느 누구도 생각하려 하지도 않고, 이해도 하지 않는다. 


질병을 두려워하지 말고 치료를 두려워하라. 독한 약을 먹어야 할 때도 있다는 점에서 두려워하라는 것이 아니라, 병을 빙자하여 자신은 도덕적 요구에서 해방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점에서 두려워하라는 뜻이다.

 

인간의 모든 어려움은, 네가 누웠는 병상도, 하느님의 ‘나 하나 주어’ 하고 내민 손 아닌 것 없다. 죽을 듯이 괴롭다 함은 ‘그 몸은 내 거야!’ ‘네 목숨 나 주어!’ 함이다. 하느님이 무엇이 부족해서 하시는 것이 아니다. 다만 더 지극한 것으로 주고 싶은데, 그 지극한 것은 그렇게 해서만, 제가 깨달음으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하시는 일이다. (함석헌) /주요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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