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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훈의 백령단상-백령도와 판소리 심청가, 그리고 동아시아시민교육

 

 백령도는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 섬이자 효녀 심청의 전설을 간직한 문화지리적 콘텐츠가 있는 섬이다. 서해의 4대 험로(險路)이자 심청이가 몸을 던졌던 두무진 앞 인당수(印塘水), 심청이 타고 온 연꽃이 해안에 밀려왔다는 연화리, 그리고 심청이 연꽃으로 환생해 조류에 흘러가다 걸렸다는 연봉바위는 백령도가 심청전의 원조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또 심 봉사의 삶의 터전이 백령도 인근 황해도 황주이며, 당시 상인들의 중국 교역루트가 황해도 장산곶 부근 포구에서 백령도 근해를 거쳐 산동성, 남경, 상해 등 중국 동남해안으로 연결된다는 지리적 관계는 앞선 사실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심청전을 소재로 한 심청가는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판소리 5마당 가운데 하나로, 판소리(Pansori)는 1964년 국가무형문화재 5호로 지정됐고 2008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소리의 관심도나 대중성은 크지 않았고, 일부 관심이 있거나 전공자들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가 영화 서편제 이후 최근 다시 각광받고 있다.

 

한편 인천시교육청은 최근 학교 국악예술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판소리 심청가 교육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일선 학교에 배부했다. 콘텐츠는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제작했으며,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해 활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사실 심청의 고장 백령도에서는 행정 및 문화 관계자를 중심으로 공연장 건립은 물론 방문하는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안(案)으로 심청전을 무대에 올리고, 심청가 등 판소리와 몽금포(장산곶) 타령 등 서도민요 공연을 계획한 바 있었다고 한다.

 

이 같은 차원에서 인천시교육청이 제공한 자료가 백령도 및 백령도 내 교육기관에서는 가치 있고 환영할 일이며, 학생들이 관심을 기울여 자신의 재능을 찾고 키우는 계기로 활용돼야 할 것이다.

 

게다가 지역 실정에 특화된 콘텐츠를 통해 지역주민 혹은 학교의 전환기 교육으로 판소리와 민요 분야(음악), 연극, 미술 등 전문가와 함께하는 교육활동도 예정돼 있어 낙도 학생들의 맞춤형 교육 자료 제공은 매우 의미가 큰 것으로 생각된다.

 

인천시교육청이 쏘아올린 영상자료, 수평적·수직적 시공간 속에 어떤 반향의 나비효과가 나타날지 주목되고, 백령중고 출신이 소리꾼이 되어 판소리 공연장에 나서는 단상에 젖어본다.

 

나아가 인천시와 옹진군, 백령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교육 영상 자료의 제작은 ‘판소리’라는 교육 목표 달성은 물론 ‘지역사회의 교재화’를 통해 ‘교육과정의 지역화’ 그리고 ‘마을 연계 동아시아시민교육’의 장을 펼칠 수 있는 촉진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석훈·백령중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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