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화)

  • 맑음동두천 24.3℃
  • 맑음강릉 28.0℃
  • 맑음서울 24.3℃
  • 맑음대전 25.3℃
  • 맑음대구 26.5℃
  • 맑음울산 24.0℃
  • 맑음광주 25.1℃
  • 맑음부산 21.7℃
  • 맑음고창 23.1℃
  • 맑음제주 20.9℃
  • 맑음강화 20.5℃
  • 맑음보은 24.3℃
  • 맑음금산 24.8℃
  • 맑음강진군 26.2℃
  • 맑음경주시 28.2℃
  • 맑음거제 24.3℃
기상청 제공

“강요다 vs 아니다”…‘방역패스’ 둘러싸고 교육 현장 갈등 고조

12~18세 내년 2월 방역패스 적용…학생·학부모들 “백신 부작용 불안” 반발
전문가 “학원이 학교보다 안전 vs 미접종자 보호 전략” 의견 엇갈려

 

정부가 만 12~18세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를 적용한다고 발표하면서 교육 현장에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방역패스 적용 범위가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학습에 필수적인 공간까지 확대되면서 ‘학습권 침해’라는 의견과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의견 등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과 관련해 청소년을 감염 위험에서 보호하는 가치가 더 크다며 내년 2월로 예정된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 연기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정부는 내년 2월부터 식당·카페·학원·도서관·독서실 등을 이용하는 12∼18세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는 청소년 백신 접종에 불안감을 보이면서 학원과 독서실이 방역패스 시행 대상에 포함된 것에 반발하고 있다. 집단 감염이 자주 발생하는 종교시설이나 백화점 등은 그대로 두고 학원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것은 아이들의 학습권 침해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백신패스 다시 한 번 결사반대 합니다’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안 때문에 백신 1차조차 맞지 못하는데 왜 이렇게 백신패스 확대에 혈안돼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해당 글은 6일 현재 기준 23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허모씨는 “학업에 열중해야 할 때 백신을 안 맞았다고 학원을 못 가게 하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며 “최근 건강한 청소년도 백신을 맞고 백혈병에 걸렸다고 하더라. 많은 부모들이 불안해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김모씨도 “백신 접종을 꺼려하는 학부모들은 접종을 시키지 않고 학원 대신 개인 과외를 시킬 것 같다”며 “학원보다 과외비용이 더 비싸니 교육비 지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등학생 유모(17)양도 “개인의 선택으로 자유롭게 접종하는 것인데 정부에서 나오는 지침은 암묵적인 강제성을 띠는 것 같다”며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공부하는 공간에 들어가는 것조차 못하는 것은 교육의 권리를 침해 당하는 기분이라 억울하다”고 말했다. 

 

반면 백신패스가 필요한 조치라는 의견도 나온다. 밀집된 공간에서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것이다. 

 

수원시의 한 수학학원 관계자는 “중고등학생 대부분 본인의 안전 문제와 함께 학원이나 독서실의 원활한 출입을 위해 자발적으로 백신을 맞고 있는 추세”라며 “학습권 침해라는 의견도 있지만 오히려 감염자가 나올 경우 나머지 학생들의 학습권 자체가 완전히 박탈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 김모씨도 “백신 접종은 자율에 맡겼는데 교육 시설 등 출입 통제를 한다는 건 기본권 침해 요소가 있다”면서도 “교육 시설 출입 시 QR코드나 온도 확인을 철저하게 하고 방역당국도 CCTV 수시 확인 등으로 긴장감 있게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하루 종일 있는 학교에 비해 학원이나 독서실은 마스크를 잘 벗지 않아 오히려 학교보다 안전하다”면서 “지역 사회 감염 요인을 줄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반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청소년도 델타 변이로 중증 환자가 생기고 있고 청소년 확진자가 늘면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접종 독려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공간은 감염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기 때문에 미접종자를 보호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혜진·허수빈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