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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곳곳 사라지는 은행들…소외되는 '금융 취약계층'

우리·국민·신한·하나·농협 은행 올해 262개 지점 통폐합 진행 중
무분별한 대면 점포 폐쇄로 주민들 불편함 토로

 

“이곳에서 20년 사는 동안 이 은행을 17년을 거래했어요. 이달 말 은행이 옮겨진다고 하니까 거래하던 거 전부 해약해서 나오는 길이에요. 난 다리가 불편해서 멀리 못 걷는데 옮기면…못가. 다 해지하고 다른 가까운 은행 다녀야지 뭐”

 

21일 낮 용인 수지구 신봉1교 앞 우리은행 신봉지점에서 취재진을 만난 A(72) 씨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은행 폐점에 대해 이같이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17년 동안 이곳을 지키던 우리은행 신봉지점은 지금보다 2.5km 떨어진 수지 상현지점으로 통합 운영된다. 이 때문에 이 곳을 이용하던 고객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은행과 같은 건물에서 떡집을 운영하던 B 씨는 “너무 불편하다. 손님들도 모두 불편하다고 한다. (은행이) 상현동으로 이사 가면 통장 발급받으러 언제 가나”라며 “나는 다른 은행 거래를 안한다. 여기 적금도 들어놓고 공과금도 다 냈는데. 어쩔 수 없이 근처로 주거래 은행을 바꿔야할 것 같다”라고 아쉬워했다. 

 

같은 상가 내 빵집을 운영하는 C 씨는 또 다른 고민이 있다.

 

C 씨는 “가게가 은행에 가까이 있다보니 주로 이용하시는 분들이 동네에 있는 어르신들인데, (은행이 이전되면) 어르신들이 은행가다 잠깐 저희 상가에 들르기도 하는 이런 부분이 줄어들 것”이라며 “뚜벅이 고객들에 대한 배려가 없지 않나. 제일 오래된 가장 중심에 있던 은행이 나가는 것 보면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원 본인들도 파리 목숨이라고 하는 것 보니 누굴 원망하겠나"라고 푸념했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제공한 금융감독원(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 한해 전국 55개의 폐점을 진행했고, 이 중 17곳은 경기도에 있다. 전국 5대 은행(우리·국민·신한·하나·농협)은 올해 말까지 총 262개의 지점을 통·폐합 중이다. 

 

이같은 상황에 배 의원은 “금감원이 제시한 가이드 라인에는 대체지점이 있는 경우 폐점이 가능하도록 은행에 자율권을 준 상태”라며 “하지만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같은 군 단위에서도 거리 차이가 큰데, 마치 대체점이 있다고 폐쇄하도록 두는 것은 방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용고객들의 연령대나 금융 약자와 같이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분들에 대해 가산점을 운영해 많이 이용하는 지점은 폐쇄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도 은행 통·폐합과 관련해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금융소비자 연맹의 관계자는 이날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디지털 금융에 대한 편리성도 존재하나,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라며 “은행지점에서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반복적인 실습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 통·폐합 운영에 대해 은행업계 관계자들은 “(지점이 폐쇄되면) 대면 점포만 이전하고 ATM기기로 대체 운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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