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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2연평해전 생존 장병…20년 만에 국가유공자 인정

생존자 19명 중 2명 수차례 신청에도 PTSD 등 인정 못 받아와
생존 장병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신청…새해 기분 좋게 출발할 것”

 

2002년 6월29일 발발한 제2연평해전의 생존자 19명 중 2명이 지난 20년 간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가운데 최근 국가보훈처가 이들 중 1명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했다.

 

1일 보훈 관련 시민단체 청년미래연합에 따르면 제2연평해전 생존자 19명 중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김모 예비역 병장(당시 병기병)이 지난달 20일 국가유공자(전산군경) 7급 4209호로 인정받았다. 남은 생존 장병 1명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예비역 장병은 “지난해 3월31일 마지막으로 신청한다는 심정으로 5번째 신청서를 내고 10개월 만에 최종 인정을 받게 됐다”며 “20년의 시간이 걸리는 동안 좌절하기도 했었지만 이번 결과를 받고 새해부터 기분 좋게 출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그는 제2연평해전 참전 이후 2009년 10월 순천보훈청에 국가유공자 신청서를 처음 제출했다. 우하퇴부 파편창, PTSD 증상 등을 신청서에 적어 냈지만 번번이 신체검사 판정에서 기준 미달 통보를 받았다.

 

김 예비역 병장은 “사고로 배 파편에 맞아 몇 바늘 꿰맨 것 말고 큰 외상을 입진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안종민 청년미래연합 대표는 “20년 만에 국가유공자 인정을 받게 된 건 그동안 정부가 생존 장병들에게 관심이 없었다는 걸 반증하는 결과”라며 “특히 PTSD는 모든 생존자들이 겪고 있는 증상이지만 이를 인정받는 게 쉽지 않았다. 시민단체나 개인이 직접 나서는 게 아닌 국가가 이들을 직접 발굴하고 법적 지원, 치료 등의 도움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29일 서해 연평도 인근의 북방한계선(NLL)을 남하한 북한 경비정이 해군 참수리급 고속정 357호를 향해 85mm 함포 사격을 기습적으로 가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승조원 30명 중 6명이 전사, 19명이 부상을 입었고 참수리호는 결국 침몰했다.

 

생존 장병들의 증언에 따르면 살아남은 19명 중 경미한 부상을 입은 병사들은 전사자들의 시신을 옮기고 배 안을 청소하며 소지품 등을 챙기는 일까지 해야 했다. 한 생존 장병은 “눈앞에서 동료들이 부상·전사하는 모습을 보고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는데 당시 해군 준장이 ‘너희가 탄 배니까 너희들이 직접 치우라’고 지시해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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