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빙상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이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획득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한국 선수는 물론 아시아 선수 중 1명도 올림픽 빙속 남자 1,500m에서 메달을 획득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빙속괴물’이란 별명은 얻은 김민석(성남시청)은 예상을 깨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 종목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로부터 4년 뒤 김민석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남자 빙속 1,500m에서 다시한번 시상대에 섰다.
평창 올림픽 때 이 종목 세계기록 보유자인 키엘드 나위스, 페트릭 로에스트 등 2명의 네덜란드 선수와 함께 시상대에 올랐던 김민석은 이번에도 네덜란드의 나위스, 토마스 크롤과 함께 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 올림픽 당시 19세의 어린 나이였던 김민석은 4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보였다.
김민석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빙속 중장거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안양 범계초 3학년 때 제90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 처음 출전해 남자초등부 3,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민석은 91회 대회 때는 1,500m와 1,600m 팀추월에서 동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제92회와 92회 대회에서는 1,000m와 1,500m에서 2년 연속 2관왕에 오르며 ‘빙속괴물’로 불리기 시작했다.
당시 정기훈 경기도빙상경기연맹 전무이사는 “김민석이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를 뒤흔들어 놓을 괴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안양 평촌중에 진학한 김민석은 1학년 때인 2013년 제94회 동계체전에 출전해 남중부 3,000m와 5,000m, 8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3관왕에 올랐고 2014년과 2015년에도 잇따라 3관왕에 오르며 남중부 빙속 중장거리 1인자에 등극했다.
안양 평촌고에 입학한 김민석은 2학년 때까지 동계체전에서 1,500m와 5,000m, 8주, 매스스타트 등 4개 종목을 모두 석권하며 2연속 4관왕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2017년 제98회 대회에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8년 성남시청에 입단한 김민석은 그해 열린 제99회 동계체전에서도 1,500m와 5,000m, 8주, 매스스타트 등 4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4관왕이 됐다.
이후 100회 대회 때 1,500m와 5,000m, 8주에서 3관왕, 101회 대회 때 1,500m와 8주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등 꾸준히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다.
평창 대회 이후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세운 김민석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 유일의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인 태릉국제빙상장이 문을 닫으면서 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김민석은 빙상 훈련이 어렵게 되자 체력과 근력운동에 집중하며 몸만들기에 들어갔고 근육과 체력, 힘을 키우며 빙속 1,500m에 집중했다.
그 결과 ‘빙속괴물’ 김민석은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44초24의 기록으로 당당하게 생애 두번째 올림픽 동메달을 품에 안았다.
김민석은 이 메달로 평창과 베이징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의 올림픽 2회 연속 1,500m 메달 획득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김민석은 경기 뒤 방송과 인터뷰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열심히 준비했고 긴장을 많이 했지만 후회없는 레이스를 펼쳤다”면서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내가 딸 줄은 몰랐는데 저의 메달이 다른 선수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민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