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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사의 '공감숲'] ‘정치 폭력’, 있어서는 안 될 일

  • 신훈
  • 등록 2022.03.09 06:00:00
  • 13면

 

 

 

백주 대낮. 지난 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촌서 선거운동 중에 70대 남성 유튜버에게서 피습을 당했다. 또 지난달 24일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충남 홍성 유세 중에 ‘선제타격, 사드 배치 반대’를 표명하며 1인 시위를 하던 젊은 여성이 정당 지지자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소위 ‘태극기부대’ 중장년·노년층 일부의 막무가내 ‘폭력’이 유야무야 용인되던 사회적 분위기에서 ‘정치 폭력의 씨앗’은 이 지경으로 자랐다. 선거를 일종의 전쟁이라고 쳐도, 유권자의 축제에 폭력이 용납되어선 안 된다.

 

정치적 견해차에 따른 폭력은 아마도 2014년 봄, ‘국가의 무능’으로 인해 세월호가 침몰하는 속에서 꽃 같은 생명들이 목숨을 잃은 후, 희생자 가족을 조롱하던 ‘일베’들의 ‘혐오’와 궤를 같이 할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국가 폭력 범죄자인 전두환을 옹호하는 발언이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기도 했다.

 

철학자들은 “좋은 정치란 평화와 번영을 이루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 행복을 증진하는 것이며, 나쁜 정치란 나라를 전쟁 상태에 몰아넣고 국민을 갈등에 시달리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로크, 루소 등의 공통된 주장이다. 또한 좋은 정치란 ‘폭력’과 ‘불평등’이 없는 것이다.

 

대화와 타협이 비폭력 정치의 본질이듯이, ‘불평등’의 제거는 정치의 소명이다. 불평등과 관련해 프랑스의 정치사상가인 토크빌(Tocqueville)은 “평등은 인류 사회를 진보시킨다”고 했다. 이쯤에서, 한국인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으쓱해했을, 넷플릭스의 초대박 드라마 ‘오징어게임’과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을 각자의 기억 속에서 끄집어낼 필요가 있다.

 

오징어게임과 기생충은 스토리 전개에서 우리나라의 사회 구조 불평등을 드러내 보였다. 그 ‘드러냄’으로 한류는 세계의 주류(主流) 문화가 됐다. 공교롭게도 이 작품들은 대한민국이 아시아 1위 민주주의 국가, 아시아 1위 언론자유지수 환경에서 탄생했다. 이는 무엇을 시사하는가?

 

이번 선거에는 ‘민주주의의 지속가능성’이 질문으로 던져졌다. 제20대 대선은 국가가 ‘괴이한 폭력적 동물(리바이어던)’이 될 것인지, 정치 폭력의 하나였던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 ‘대동 공동체’가 될 것인지를 가름하는 날이다. 양 진영 모두 ‘교체’를 주창하지만, 핵심은 ‘정치(적) 폭력은 안 된다’는 것이다.

 

서로 증오하고 두려워하게 하는 ‘트럼프식’ 정치, 혐오와 막말에 바탕을 둔 ‘저렴한 정치’가 이 땅에 또다시 자리를 잡아선 안 된다. 썩은내 풀썩이는 공작 정치도 물론이다. 미래 비전과 민생을 위한 정책 제시, 경제와 안보를 우선하는 통합의 정치를 위해 “나 하나쯤은 투표 안 해도 괜찮을 거야”라는 생각은 도려내야 한다. 국민은 폭력적 정치와 막말 정치인, 여론 조작을 일삼는 레거시 미디어를 ‘혼쭐’ 내줄 현명한 심판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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