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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준의 경기여지승람(京畿輿地勝覽)] 62. 병자호란의 영웅 최진립 장군

이번 이야기는 머내(遠川)에서 병자호란 때 적과 싸우다 죽은 최진립(崔震立) 장군의 이야기이다.

 

 

‘머내’는 험천(險川), 머흐내, 마희천(馬戱川, 麻戲川, 磨嚱川, 麻喜川) 등 여러 가지로 표기된다. 험천은 곧 탄천의 상류인데, 분당과 용인의 경계지역 일대이다.
 
최진립(1568~1636)은 선조 1년에 출생하여 인조 14년 병자호란 때 전사하였다. 자는 사건(士建)이며, 본관은 경주이다. 임진왜란 때는 아우 계종(繼宗)과 함께 의병을 일으켜 여러 차례 적의 탄환을 맞아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경상도 일대에서 혁혁한 승리를 거두어 선무원종공신이 되었으며, 벼슬이 공조참판·경기수사(京畿水使)에 이르렀다. 69세 때 병자호란이 일어나 왕을 구원하러 오다 험천에서 전사하였다. 병조판서로 추증되었고, 시호는 정무(貞武)이며, 충신정려가 내려졌다.
 


공주영장이 되고 두어 달 만에 병자호란이 일어나 남한산성이 포위되었는데, 충청감사 정세규(鄭世規)가 군사를 거느리고 출동하면서, 공의 나이가 많은 것을 민망히 여겨 황박(黃珀)으로 대신하게 하니, 공이 즉시 채비를 차려 칼과 활을 차고 말을 타고 앞으로 나와 말하기를, "내가 늙어서 전장에 적합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늙은 자는 한번 죽어 나라에 보답할 수도 없다는 말인가?"라고 말하고 눈물을 흘리며 따라가니, 좌우에서 크게 감동하였다. 

 

험천에 이르러 전투가 벌어져 공이 꼿꼿하게 서서 움직이지 않고 활을 쏘니 빗나가는 것이 없었다. 화살이 다 되자 따르는 사람들을 돌아보며, "너희들은 반드시 나를 따를 것이 없다. 나는 여기서 한 치도 떠나지 않고 죽을 것이니, 너희들은 이 자리를 표시하여 두라" 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 여러 아들이 공의 시체를 찾았는데, 화살이 온몸에 맞아 고슴도치와 같았으나, 얼굴은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이 전투에서 살아남은 자가 거의 없었고, 전사자의 시신이 들판을 덮어 말이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최진립의 후손들이 오늘날 경주 최부자 집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의 쌍령리에서도 우리 군사가 많이 전사했는데, 훗날 역대 임금들은 험천과 쌍령리에서 전사한 이들에 대한 위령제를 지냈고, 임금이 친히 제문을 지어 보냈다. 쌍령리의 정충묘(精忠廟)는 현재까지도 해마다 음력 정월 보름을 전후하여 광주시장이 제사를 지내고 있으나, 험천에는 기우제단이 있었다는 기록만 남아 있을 뿐이다.

 

 
성호 이익(李瀷)은 공의 성품이 지극히 바르고 당시의 처지가 지극히 어려웠는데 뜻은 지극히 강건하고 위대하여 나라의 모든 화란(禍亂)에 반드시 검(劍)을 잡고 먼저 달려갔으며, 분발하는 뜻이 더욱 열렬하였다고 했다. 험천의 전투 때에는 전황이 암담하고 귀신도 놀라서 부르짖는 급박한 상황이었는데, 한 발도 물러나지 않고 싸우다 죽었다. 임금이 이 사실을 듣고는 "나에게 훌륭한 신하가 있었다" 하였고, 아래로 장사꾼이나 아무것도 모르는 백성들까지도 모두 "철인(哲人)이 돌아가셨다"라고 하였다.

 


광해(光海) 임금 10년(1618) 윤4월에 비변사에서 북방의 오랑캐 방비 대책으로 최진립 등 뛰어난 무사들과 쓸만한 무사들을 소집할 것을 건의했을 때 광해 임금은 "임무를 마치고 흩어졌거나 상중(喪中)에 있는 자들도 모두 뽑아두고서 급할 때 쓰도록 하라"하였다. 광해군을 몰아낸 인조(仁祖)는 즉위 이듬해 이괄(李适)의 난을 겪은 후로 군사훈련을 의심하고 감시함으로써 삼전도(三田渡)의 굴욕을 자초하고 말았다.

 

[ 경기신문 = 김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