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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색] 남북관계를 더욱 나쁘게 만드는 정책

 

 

2주 전 통일부장관은 추석을 맞이하여 북한에 이산가족상봉을 제안하는 통지문을 발송하려고 했으나 북한이 수신을 거절하여 남북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통지문 내용은 시기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나,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상봉사업을 논의 하자는 좋은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현 상황 속에서 북한이 긍정적 화답을 할 것이란 기대를 얼마라도 갖고 있었는지를 묻고 싶다. 표면적으로 보면 모든 남북간 정치적 현안을 떠나 우리 민족의 아픔과 슬픔인 흩어진 가족들을 만나게 하는, 그야말로 인도적 성격의 사업을 제안함은 당연하고 적절하다는 평가를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상대방과의 합의가 필요한 일을 추진함에는 상대방의 생각, 입장을 고려해야 실효성이 있는 정책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북한은 약을 올린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로서야 이산가족상봉사업이 인도적 사업이지만 북한에게 있어서는 지극히 정치적 성격의 사업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사업이 성사된 것은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간 체제의 인정 및 화해 불가침, 그리고 여러 분야의 교류협력을 하자는 합의가 있은 후에 이루어 졌고 이 후 20차례 가까운 금강산 상봉도 우리가 대북 식량, 비료를 지원하고, 북이 화답 형식으로 이루어 졌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의 상황에서 상봉행사가 가능하려면, 우선적으로 북과 대화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 있는 의제를 가지고 나가야 할 것이다. 북이 본질적 문제라고 주장하는 북한체제의 안전담보, 즉 한미의 대북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신뢰성 있게 담보하는 우리측 안이 준비 되어야 북한의 긍정적 반응을 얻을 것이다.

 

새로운 의제를 개발할 필요도 없다. 이제까지 북한이 주장하며 요구해 왔던 것들을 정리해 보고,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원인을 바르게 평가하면 북의 요구를 충족시킬 해답이 나올 것이며, 이는 북한 핵문제 해결의 단초를 이루어 북한 비핵화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물론 이산가족상봉 사업의 성사는 물론, 더불어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활용한 기 상봉가족들의 만남이나 서신교환, 화상통화 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고 번영을 추구함은 국가의 본질적 존재 이유다. 우리가 북한 체제를 인정한다면 당연히 그들의 안전담보 요구를 존중해야 할 것이다. 안보를 위한 한미연합훈련이 오히려 한반도에 불안을 더욱 조성한다는 역설을 생각해야 한다. 1992년이나 2018년의 경험,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이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진전시켰다는 역사를 생각하자. 당분간 실지훈련에서 도상훈련으로 전환하면 어떨까. 남북관계가 회복되면 핵문제 해결 논의는 물론, 남북경협을 통한 경제난 극복의 기회도 될 것이며, 이산가족들의 상봉을 포함 활발한 남북간 교류가 진전되어 평화로운 한반도가 만들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