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사법위원회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첫 국정감사 개시부터 삐걱대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10시 예정된 법사위회의 직전 야당 위원들이 ‘정치탄압 중단하라!’는 피켓을 발견한 여당 위원들이 ‘정정당당 민생국감’ 피켓 급히 출력해 붙이고서는 퇴정했기 때문이다.

기동민 민주당 간사는 회의 시작 전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 조사 통보에 대해 “감사원이 지금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부분이 아니라 어떻게 권력의 앞잡이가 되어서 성역없이 민주당 전직 대통령만 탄압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도읍 위원장은 “대법원 국정감사장에서 누가 누구를 어떤 형태로 정치탄압한다는 거냐”며 “감사원 수사의 결과를 지켜보자”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양당 간사님께서 이 사항(피켓)을 정리하고 제대로 협의가 마쳐질 때까지 회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에 기 간사는 김 위원장을 뒤쫓아 가 10여 분의 논의 끝에 여야 모두 피켓을 제거, 50여 분 지체된 10시 50분 회의를 개시했다.

어렵게 개시된 회의에서도 시작 전부터 벌어진 여야의 신경전에 이어 야당과 야당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기동민 민주당 간사는 의사발언을 통해 “민생·정책 국감은 전적으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의지에 담겨있지만 최근 상황은 전혀 정반대로 정치적 꼼수를 부려 국면을 전환하려고 하는 정치적 노림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정기관 독립성 공정성 담보를 위해 최재형 감사원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며 조속한 결의안 채택을 촉구했다.

또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언급, “특검만이 정답이다. 그런 대의에 동의해주신다면 조정훈 의원, 국민의힘 의원도 (특검법 처리에) 협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시대전환 조정훈 법사위원은 “제가 동의하면 패스트트랙이 된다라는 전제로 말씀하신 것 같은데, 공개적 자리에서 특정 의원을 압박하는 것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기 간사는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 되면서 같은 당은 아니지만 야당의 일원으로서 의사일정 등 이런 부분이 있을 때마다 최우선으로 조정훈 의원님을 배려해 왔다”며 “이제는 야당의 진영이 아니라 여당의 진영에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조 위원은 “기동민 간사님이 갖고 계신 그런 생각과 발언, (정치를) 내 편 아니면 남의 편으로 나눠 집단으로 싸우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민주당)은 집권 제1야당으로, 교섭단체로 있는데 비교섭단체는 배려의 대상이냐”며 “어떻게 국회의원이 다른 국회의원을 배려한다고 할 수 있냐”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미 50분을 훌쩍 넘겨 시작한 탓에 정작 대법원 등 관련 국정감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정회됐다. 법사위 국정감사는 이날 오후 2시 속개한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