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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준의 경기여지승람(京畿輿地勝覽)] 74.세계 최초 마이크로웨이브 통신시스템, 봉수대

 

내년이면 성남시 승격 50주년이 되고, 경기도 체육대회와 장애인체육대회가 성남에서 개최돼 성화봉송(聖火奉送)이 예정되어 있다. 2017년 이후 경기도의 4대 체육대회가 한 해에 모두 한 곳의 개최지에서 열렸지만 2023년부터는 2개 대회씩 나누어 개최한다. 따라서 2023년에는 경기도체육대회와 장애인체육대회가 개최되고, 2024년에는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과 장애인생활체육대회가 개최된다. ‘첨단과 혁신의 희망도시’를 내걸고 있는 성남에서 성화의 불씨를 채화할 곳으로 천림산봉수가 가장 적합한 역사성과 상징성을 띠고 있다.

 
봉수란 밤에는 횃불(烽, 火)로, 낮에는 연기(烟, 燧)를 피워서 신호를 전달했던 국방 통신시설이었다. 평화로울 때에 올리는 1개의 신호를 평안화 또는 태평화라고 불렀고, 멀리 지방에 가족들이 있는 경우 평안화를 보면서 안심을 하였다. 봉수를 올리는 시설을 봉수대(烽燧臺) 혹은 봉대, 연대(煙臺)라고 하며, 국가에서 정치적· 군사적 목적으로 설치되고 운영되었는데, 간혹 억울한 일을 당한 백성들이 봉화를 올렸다가 처벌받기도 하였다.

 


봉수제도는 전국을 다섯 개(5炬)의 직봉(直烽)노선으로 연결하고, 그 사이를 간봉(間烽)으로 연결하여 마치 거미줄 같이 연결한 통신망이다. 바닷가에는 연대를 설치하고, 내륙에는 내지봉수 또는 복리봉수(腹裏烽燧)를 배설하였고, 한양 목멱산(남산)에서 전국의 신호를 받아 병조(兵曹)에 보고했다. 천림산 봉수는 부산의 다대포에서 출발하는 두 번째 직봉노선의 마지막 전달 봉수였다.
 


경국대전에 일상적인 평화가 지속되는 날에는 1개의 홰를 올리고, 적이 멀리 나타나면 2홰, 경계에 가까이 접근하면 3홰, 경계를 침범하면 4홰, 전투가 벌어지는 긴급상황이면 5홰의 신호를 올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5진법의 신호 전달체계는 세계 최초로 구축된 마이크로웨이브 통신 시스템이다. 세계 최고의 통신시스템은 이미 600년 전에 한국이 구축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60년대 초에 TV방송을 시작하려고 일본의 전문 기술자문을 받았는데, 그들이 가져온 첨단 기술자료는 천만 뜻밖이었다. 즉, 우리나라의 봉수대 위치에 중계국을 설치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전국에 738개의 봉수가 있다고 하였고, 천림산 봉수는 천천산(穿川山)봉수, 천천현(穿川峴)봉수, 월천현(月川峴)봉수 등 여러 가지 이름이 전해오는데, 조선 후기부터 천림산(天臨山)봉수로 불려졌다. 1846년에 홍경모가 편찬한 중정 남한지에 봉수군은 25명으로 5명씩 한 조를 이루어 5교대로 근무하였고, 이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봉군보(烽軍保) 75명이 있었다. 관리감독책임자는 오장(伍長)이었다.

 

 
천림산 봉수는 문헌기록으로만 전해져 오다가 1995년 광복 50주년 기념 제1회 통일기원 전국 봉화제를 인릉산의 ‘봉화뚝’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개최하였고, 다음 해 제2회 봉화제를 준비하던 중 윤치장 의병장 증손자인 윤효상씨가 천림산 봉수의 위치를 제보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성남문화원이 복원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던 중, 김대진 성남문화원장과 박창순 경기도의원의 노력으로 예산을 확보해 2019년 9월 24일 복원 준공식을 갖게 되었다. 굴뚝 5기 중 4기를 복원하고 1기는 그대로 보존하였다. 준공식 날 연기를 피워 올리는 것을 재현했는데, 옛날 문헌 기록을 철저히 고증하여 솔잎, 쑥, 소똥, 말똥, 심지어 이리 똥 까지 구해서 재현에 성공하였다.


경기도기념물 천림산봉수가 곧 국가지정 사적으로 승격될 날이 오리라 믿는다.

 

[ 경기신문 = 김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