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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심미안이 ‘쑥쑥’ 자라는 파주한빛중 ‘예빛터·예감터’

학교 3층·4층 중앙 복도를 리모델링해 갤러리로 변신
다양한 작품을 함께 보며 즐기는 예술공감터 전시회
미술 작가 세계를 들여다보는 ‘학교 안 작은 미술관’
“예술 안목 높이고, 미래 삶 풍요로워지길 바라”

 

파주한빛중학교(한빛중)는 학생들이 문화 예술의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성이 자라나는 전시 공간인 예술공감터 ‘예빛터’와 ‘예감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 한빛중은 학생들의 예술적 심미안을 키워주고자 활용성이 떨어지던 유휴 공간인 학교 3층과 4층의 중앙 복도를 갤러리처럼 재단장해 예술공감터를 구축했다.

 

학생 공모를 통해 3층은 ‘예술이 빛나는 공간’이라는 뜻의 ‘예빛터’, 4층은 ‘예술에 감동하는 공간’이라는 뜻의 ‘예감터’라는 명칭이 선정됐다.

 

한빛중 예술공감터는 규모는 작지만 학생들이 생활하면서 늘 가까이 할 수 있는 열린 전시 공간으로, 문화 예술의 환경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새 예술의 세계에 ‘스며드는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고립된 전시 공간이 아닌 학생들의 생활 동선 속에 자리하고, 쉽게 시선이 닿는 곳에 예술 작품이 있으며, 문화 예술적 환경이 일상의 평범한 환경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2학년 백경윤 학생은 “미술관은 멀어서 자주 갈 수 없는데,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학교에 미술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무척 기뻤다”며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친구들과 함께 생각도 나눌 수 있어 종종 가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한빛중에 부임한 박소윤 교사는 학생들이 예술공감터를 통해 예술성을 고양하고, 전인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박소윤 교사는 “언젠가 읽었던 ‘세상 모든 사람들은 예술가이며, 예술가가 될 수 있고, 예술가여야 한다’는 글귀가 마음을 울렸다”며 “학생 누구나 예술을 아는, 예술을 하는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주기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 다양한 작품을 함께 보며 즐기는 예술공감터 전시회

 

한빛중 예술공감터는 이번 1학기 여러 번의 설계 변경을 거쳐 조성된 후, 여름 방학 시작 전 80여 점의 학생 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첫 전시를 열었다.

 

이후 교과 활동 결과물, 동아리 활동 작품, 각종 수상대회 우수작, 자유학기 활동 작품 등 학생들의 다양한 창작물을 공유하며 예술적 안목을 키우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빛중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은 ‘환경 문제’를 주제로 한 전시회다.

 

학생들은 환경 문제를 알리기 위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품과 사진, 그림 등을 오려 붙여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 창의적으로 표현했다.

 

2학년 배원우 학생은 “환경 문제를 알리기 위해 스스로 구상하고 열심히 작품도 만들면서 미적 감각과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 둘 다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며 “예술공감터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지식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2학년 최문경 학생도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 문제에 대해 각자의 개성을 담아 표현한 작품 하나하나가 새롭고 자랑스러웠다”며 “2학년 시간표에 미술 과목이 없어서 예술공감터에서 열리는 작품 전시가 열리길 항상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윤 교사는 “첫 전시회부터 학생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얻어 전시 분야를 확장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학교에서 소외됐던 예술이 화두가 되고,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을 마련하는 데 일조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 미술 작가 세계를 들여다보는 ‘학교 안 작은 미술관’

 

한빛중 예술공감터는 학생들 작품 전시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풍부한 정서 함양에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지역사회 작가들의 작품 전시도 개최했다.

 

지난 9월 21일부터 27일까지 열린 ‘2022 학교 안 작은 미술관’은 파주 지역 미술 작가들의 작품 전시회가 바로 그것.

 

학생들과 교사들은 미술 작가들의 풍경, 꽃, 한국화, 조형물 등 다양한 주제와 색채를 감상하고, 작가들의 설명을 보며 한층 더 작품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백경윤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지역 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이야기 나누던 순간이 기억에 가장 남는다”며 “같은 작품을 보고서도 서로 집중하는 요소가 달랐다는 점이 무척 신기했고, 친구의 관점에서 그림을 다시 보며 새로운 미적 시각을 배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빛중은 학생들에게 전시 기획과 해설 등에 큐레이터, 해설사로 활동할 기회를 주고 예술을 더 넓은 시각으로 보며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관련 직업 특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특강을 기획하고, 학교 내부 작품 전시에서 나아가 지역사회 예술인이 참여하는 예술 네트워크를 만들고 공동 협력해나갈 예정이다.

 

박소윤 교사는 “한빛중 학생들이 생활 공간에 함께하는 예술공감터를 통해 거창하게 들리는 ‘예술’이란 말이 일상적인 언어로 인식됐으면 한다”며 “예술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작품 전시와 관람에 적극적으로 참여·격려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터뷰] 박성복 파주한빛중학교 교장

“예술 안목 높이고, 미래 삶 풍요로워지길 바라”

 

 

지난 2020년 파주한빛중에 부임한 박성복 교장은 교과 학습으로 심신이 지친 학생들에게 예술적 감성을 키워주는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예술공감터를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박성복 교장은 “빠르고 복잡다단하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사춘기 청소년들은 치열한 입시 경쟁과 결과를 중시하는 교육 풍토로 심신이 지쳤을 것”이라며 “이들에게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줘 정서순화, 인성교육, 진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바란 대로 한빛중 학생들은 접근성이 좋은 예술공감터를 통해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 후 등 시간이 나는 대로 작품을 감상하고, 친구들과 소통·공감하며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박성복 교장은 학생들이 작품을 한번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 깊고 진중하게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져보길 바랐다.

 

박성복 교장은 “학생들이 언제든지 전시된 작품을 자유롭게 살펴보고 감상하되, 작품에 대해 깊이 있고 의미 있는 감상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며 “작가의 고뇌, 창작 과정 등을 살펴보고 심도 있게 공부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결정하는 데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장려했다.

 

그러면서 창조적이고, 개성적이며,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한빛중 예술공감터에서 전시 분야를 확장해 활발히 전시를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향후 더 많은 지역사회 예술가들의 실제 작품과 세계적인 명화, 서예, 조각작품 등 다양한 예술 작품 전시와 직업 특강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예술공감터가 예술의 세계에 대한 안목을 높이고, 미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공간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 경기신문 = 정해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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