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 맑음동두천 9.5℃
  • 맑음강릉 9.7℃
  • 맑음서울 11.7℃
  • 맑음대전 9.2℃
  • 맑음대구 7.7℃
  • 맑음울산 7.3℃
  • 맑음광주 11.3℃
  • 맑음부산 9.9℃
  • 맑음고창 8.0℃
  • 맑음제주 12.5℃
  • 맑음강화 10.1℃
  • 맑음보은 7.3℃
  • 맑음금산 6.6℃
  • 맑음강진군 9.4℃
  • 맑음경주시 5.6℃
  • 맑음거제 10.1℃
기상청 제공

[신박사의 '공감 숲'] 지역화폐와 실핏줄 경제

 

 

“연말 대목 썰렁한 호프집…” 얼어붙은 소비 동향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중앙, 12.26자). 다행인 것은 정부안에서 전액 삭감됐던 지역화폐 예산이 국회에서 3525억 증액됐다는 전언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경제 어려움 속에서 민생과 취약계층을 지키는데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 지역화폐는 이미 내년도 예산에 반영했지만, 앞으로 추경 등을 통해 수요에 맞춰 추가 편성하겠다”고 밝혔다(경기신문, 12.26자).

 

지역의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목하 매출 부진과 부채 상환에 정신 줄을 놓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에 그들에겐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다. 물론 경제가 잘 돌아가고, 대·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하면, 국민의 소비가 늘면서 자영업자도 덩달아 신바람이 날 것이다. 그러나 경기 전망은 매우 부정적이다. 긴장해야 한다. 지역화폐로 지역 내 소비를 활성화하지 못하면 종국엔 국가를 지킬 수 없게 된다.

 

통화량은 정해져 있는데 지역주민이 대기업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하게 되면, 지역의 돈은 중앙으로 갈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의 눈물은 마를 겨를이 없다. 이런 것 막아보자는 게 지역화폐다. 우리나라엔 편의성이 좋은 화폐 지불 시스템이 많다. 그럼에도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주요 정책으로 채택하는 것은, 지역화폐가 실핏줄 경제를 살릴 희망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지방살이가 고달프면, 서울로 향한다. 그 방지책 중 하나가 지역화폐다.

 

지역화폐는 사용자(소비자와 가맹점)의 혜택이 넘쳐 서울살이 고달픈 사람들이 지방으로 향하도록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지역에서 창출한 소득이 그 지역에서 소비되도록 하는 것은 중앙권력 중심의 정치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다. 지역화폐는 이웃 간의 품앗이다. 골목상권을 살려내는 네트워크 운동이다. 다행하게도 국민은 지역화폐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이제는 시민사회단체가 나서야 한다. 언론도 적극 나서야 한다.

 

공영방송인 KBS와 MBC, 공기업방송인 YTN과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앞장서야 한다. 경제 살리기는 언론도 일정부분 감당해야 할 영역이다. 지역언론도 글로컬라이제이션(국제화와 지방화의 합성어)을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 문제는 대중성이다. 정책수단을 아무리 동원해도 소비자가 무관심하면 경제는 순환하지 않는다. 온라인 세대와 오프라인 세대가 고르게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소규모 제조업, 슈퍼, 음식점, 여행사, 학교, 공공기관, 금융기관, 핀테크기업, 생산자 및 소비자단체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지역화폐 권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생활이다. 다만, 정부는 지역화폐 난립에 따른 발행비 증가, 지방재정 부담 증가를 감안해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의 조화로운 운용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민들이 온누리상품권, 지역화폐를 사용할 때 불편이 없도록 에너지를 쏟아내야 한다.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지역상권을 살리자는 지역화폐의 좋은 취지에 여야 정치권이 따로 움직여선 안 된다. 적어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울리는 정치로는 미래 권력을 획득할 수 없을 것이다. 제도권에서 동 떨어져 살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마치 ‘지옥의 전사’처럼 살아간다. 그들에게 평화를 안겨 줄 수 있는 솔루션은 지역화폐다. 국가경제와 함께 실핏줄 경제를 살리는 일, 위정자의 책무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얼어붙어 가는 분위기를 녹여내야 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