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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진의 촌스러운 이야기] 쓰레기 없는 축제

 

코로나로 인한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여기저기 겨울축제가 한창이다. 축제현장을 가보면 쓰레기가 넘쳐난다. 컵, 접시, 각종 용기, 나무젓가락, 플라스틱 숟가락, 포크, 각종 비닐 등 평소 분리 배출되거나 줄여 사용하던 것들도 축제현장에서는 가득가득 버려진다. 탄소 중립 기후 행동 실천을 해야 한다고 학교에서 배웠을 어린이들도 배우는 것 따로 실천하는 것 따로인 참세상을 축제현장에서 배우게 된다. 꽉 막힌 도시를 떠나 탁 트인 촌에서 일탈의 쾌감을 느끼고자 축제를 찾았을 도시민들은 일상의 분리배출에서도 일탈하는 불편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인천의 수도권매립지는 2025년에 문을 닫는다고 하고, 그 대안을 찾기 위해 경기도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아는데, 쓰레기는 하염없이 버려진다. 우리의 축제는 여전히 지속가능한 지구를 전제로 펼쳐지고 있다. 지구가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을 정도로 기후재앙의 강도는 높아지고 있다. 이런 사실을 잠시라도 망각하기 위해 축제를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이런 축제의 모습을 계속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지난해 ‘쓰레기 없는 축제’를 경험했다. 가평군 청평의 한 마을에서 열린 작은 규모의 수제맥주 축제에서였다. 축제 음식을 파는 두 팀이 있었다. 한 팀은 쓰레기 제로에 도전했고, 다른 팀은 일상적인 일회용품을 사용했다. 쓰레기 제로에 도전한 팀은 수제맥주를 유리컵에, 안주를 스테인리스 쟁반에 담아 팔고 설거지를 하며 음식을 대접했다. 축제가 끝나고 남은 쓰레기는 한 줌 정도의 음식물 쓰레기뿐이었다. 반면 다른 팀은 분리배출 되지 않은 쓰레기로 가득 찬 쓰레기봉투가 네 개가 나왔다. 약 3백 명 정도 참여한 작은 규모의 축제였지만 의미 있는 결과였다. 더 큰 규모의 축제도 가능하지 못할 일이 아니다.

 

보통 축제를 주최하는 지자체와 단체는 축제 시 발생하는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보통 ‘발생할’ 쓰레기를 처리할 용역회사와 계약을 맺곤 한다. 이때 ‘발생할’이 아닌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안 발생’시킬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세우면 된다. 지자체는 이 계획을 보고 축제 허가를 내주면 된다. 개인 컵을 갖고 오면 할인을 해주고, 안 갖고 오면 대여해주고, 대접하는 식기구들은 모두 설거지가 가능한 것들을 사용하고, 당연히 공동 설거지 장을 운영하고,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할 음식과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안 남기거나, 재활용에 기여하면 어떤 혜택을 주고, 쓰레기 발생량에 따른 축제 평가지표를 만들고 등 방법은 찾으면 얼마든지 있다. 흔히들 현재의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면 삶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한다. 어떻게? ‘쓰레기 없는 축제’가 그 한 방법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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