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정부시갑)은 10일 “진영 논리에 기대 상대를 악마화하기에 바쁜 정치 현실에 대해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10일 제22대 총선을 1년 앞둔 날,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의원은 “저는 대한민국 소방관 출신으로, 10년에 가까운 현장 소방관으로서 경험에 비춰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정치에 투신했고 많은 의정부 시민분의 성원과 선택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의 저는 소방 동료들의 희생과 그들이 지켜내기 위해 노력해온 이 사회의 우리 국민들의 인명 피해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자리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이제 저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내려놓을 용기를 낸다. 재난으로 인한 비극을 더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치에서 제가 계속 역할을 해야 한다는 오만함도 함께 내려놓는다”고 했다.
오 의원은 “오늘날의 우리 정치는 상대 진영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오염시키는지를 승패의 잣대로 삼으려 한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오로지 수사와 감사의 칼부터 들이대는 윤석열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고집이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오 의원은 “극단의 갈등 속에서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는 이들을 설득하고 조정해 낼 정치적 능력을 제 안에서 찾지 못했다”며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화두로 떠오른 ‘정치개혁’에 대해 “기득권과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이 우리 정치 사회에서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한 말씀 구하고 싶다”며 “진정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걱정한다면 이제 그만 손에 든 칼을 내려놓길 바란다. 전 정권을 겨냥한 냉혹한 수사의 칼날이 결코 성공한 대통령·정부의 요건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의 참담함을 멈출 수 있는 것은 결국 오로지 국민 통합을 위해 권력을 손에 쥔 이가 먼저 내미는 화해의 손길일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오 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향후 계획에 대해 “소방공무원 수험생으로 돌아가 다시 시험을 칠 것”이라며 “(남은 1년 동안) 아직도 남아있는 사회 안전을 위한 입법 과제들과 의정부 현안 (해결을) 위해서도 마지막까지 빈틈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의정부 지역에서 다음 총선 유세를 도울 것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하다. 다음 민주당 (의정부) 의원을 만들어내는 게 제 마지막 숙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