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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문소] 한센병 환자 자립 힘쓴 시인…인천 부평구 한하운 시인 시비·가옥 터

15살 한센병 확진…부평 정착해 성계원·신명보육원 이끌어
부평 거주하며 대표작 ‘보리피리’, ‘황토길’ 등 발표

 

11.  [우문소] 한센병 환자 자립 힘쓴 시인…인천 부평구 한하운 시인 시비(詩碑)·가옥 터

 

주민들의 산책 명소인 인천 부평구 십정동 백운공원. 공원 한 켠에서 한하운 시인의 일생을 느낄 수 있다.

 

부평구 십정동은 한하운 시인의 삶의 제2의 고향이다. 그는 이곳에서 한센병 환자들의 자립을 위해 애쓰고 작품 활동도 했다.

 

지난 2017년 부평역사박물관은 한 시인을 기리기 위해 자택 인근 백운공원에 시비를 건립했다. 시비에는 그의 생애와 대표작인 ‘보리피리’가 새겨져 있다.

 

한 시인은 1921년 함경남도에서 태어났다. 

 

함흥공립보통학교와 당시 명문이었던 이리농림학교 수의축산과에 입학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움 없이 자라던 중, 15살에 한센병을 확진받는다.

 

한센병 완치와 재발, 집안의 몰락 등을 겪은 그는 다방과 술집들을 돌아다니며 도화지에 쓴 자작시들을 팔았다. 그러던 중 이병철 시인을 만났다.

 

이 시인의 추천으로 신천지 4월호에 1949년 ‘전라도길’ 등 13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그는 1949년 말 부평구에 정착했다.

 

정부는 한센인이 거주할 수 있는 건물을 부평구에 세우고 서울과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한센인들을 이주시켰다.

 

한 시인은 이때 한센인 대표로 정부와 교섭에 나섰고 70여 명의 한센인과 만월산에 둘러싸인 성계원에 입주했다. 

 

성계원 자치위원장으로서 양돈과 양계사업을 펼쳤으며 한센인 자녀의 교육을 위해 신명보육원을 설립했다.

 

작품 활동도 계속됐다. ‘보리피리’를 비롯해 자서전 ‘고고한 생명-나의 슬픈 반생기’, 자작시 해설집 ‘황토길’은 부평구에 거주하면서 발표한 작품이다. 

 

그는 1959년 완치 판정을 받고 1960년 서울 명동에 출판사 무하문화사를 설립해 집과 이곳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완치 판정을 받은 지 15년 만인 1975년 집에서 간경화로 생을 마감했다. 한 시인이 살았던 집은 철거되고 현재 동암 신동아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샛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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