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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사의 ‘공감숲’] 우리 사회 갑질, 이대로 좋은가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젊은 여교사의 극단적인 선택. 쉬쉬해왔던 학부모의 갑질이 불거진 사건이다. 어디 서초동, 교사에게 뿐 만일까? 우리 사회 갑질은 직장, 농촌, 학교, 백화점, 아파트, 식당…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대기업 총수 혹은, 재벌 2, 3세의 폭행에서부터 간호사의 태움 문화, 밀어내기 갑질, 학폭에 이르기까지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사건은 하나둘이 아니다.

 

“나 뭐하는지 알지? 변호사야”. 서이초교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갑질 발언이다. 무엇이 그리 대단하기에, 알량한 직업을 내세우고, 자기 자녀의 선생님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걸까?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이번 사건으로 교권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일리 있어 보이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은 아닐까? 근본 원인은 우리의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삐뚤어지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를 긍정적으로 흘러가게 하는 소중한 의미를 함의한다. 사회 구성원 간 신뢰와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결합하고 연결하는 게 사회 자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사회자본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한 것처럼 보여 진다. 법조인이라는 특정집단의 우월의식이 부정적 동질성으로 확대 재생산됨으로써 젊은 여교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법조인들의 부정적 동질성, 다른 말로 하면 카르텔이다. 그렇지 않은 법조인도 있다. 하지만 그랜저 검사, 별장 성 접대, 대장동 50억 클럽, 검찰 특활비 회계부정, 검사 출신 법무부장관의 국회의원에 대한 깐죽거림, 교사에 대한 폭언 등은 법조 카르텔에서 비롯된 행태다. 법조인이 부패하고, 법조인의 준법의식이 삐뚤어지면 공정과 상식은 무너져 내린다. 행복한 사회가 아니고 불행한 사회가 된다.

 

범죄를 막아야 할 법조인이 범죄를 저지르고도 유죄가 안 되고, 폭력을 막아야 할 법조인이 폭력을 저지르는 세상에선, 평범한 국민은 열패감만 느낄 뿐이다. 법조 카르텔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게 아니다. 또 다른 기득권과 연합해 몸집을 키운다. 법조-언론-토건 카르텔이 그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합 카르텔은 공권력과 지배력을 갖게 되면서 이성이 마비된 괴물의 행동을 보이게 된다. 이 시점, 법조인들은 통렬한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국민도 각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후진국으로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정치권이 앞장서라. 정치가 변하지 않으면 국민은 행복을 기대할 수 없다. 변명의 정치는 중단돼야 한다. 정치인이 바로 서야, 국민도 바로 설 수 있다. 공직자들은 공적 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행정 효능감이 높아진다. 사회가 행복해야 갑질도 경감하게 될 것이다.  

 

서초동 20대 신규 교사의 자살. 우리의 삐뚤어진 군상들이 빚어낸 사건이다. 인격의 저열함을 교정할 수 있는 건 전인교육 강화에 있다. 정부의 진지한 태도가 필요하다. 사람 중심의 정책, 국민 존중의 겸손한 소통, 사법의 공정성 확보, 부정부패 방지에 국정 명운을 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2의 서초 교사 사건은 계속될 것이다. 인간과 상호존중의 관계를 경시하는 정치와 행정풍토에선 사회에 만연한 갑질을 지적하기도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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