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대통령기 전국하키대회 남자고등부 일정이 충남 아산고 지도자와 심판의 부적절한 접촉으로 인해 변경되면서 학생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남고부 결승전 경기는 16일 치러질 예정이었다. 남고부 팀들은 대회 일정에 맞춰 숙박업소를 예약하고 식비 등의 예산을 편성해 대회에 참가했다.
그러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남고부 결승전이 17일로 미뤄지면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학생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임정빈 성남 성일고 코치는 “대회 결승전까지 넉넉하게 잡아 17일 복귀하는 일정으로 숙박업소를 예약했는데 일정이 미뤄지면서 대회 끝나고 바로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만약 결승전에 진출해서 경기를 치른다면 복귀하는 시간이 밤 12시는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식비 같은 문제야 당장 어찌 해결하면 되는 상황이지만 학생들의 학사 일정에도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성일고와 아산고의 4강전을 일정보다 하루 미뤄진 16일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대회를 그냥 진행하려고 하는 조직위의 결정에 보이콧을 선언했던 임 코치는 “아이들이 그동안 고생한 것도 있고, 성일고가 요행을 바라는 실력 없는 팀도 아니다. 떳떳하게 결승에 진출하겠다”면서 경기 참가 의사를 전했다.
다만 그는 “해당 사건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15일 아산고 지도자와 전화통화를 한 심판이 회유와 압력이 무서워 심판을 보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번 일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이의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창석 대한하키협회 전무이사는 아산고 지도자와 심판과의 통화 내용에서 회유나 협박 같은 발언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도자와 심판을 따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심판과 지도자는 평상시 친분이 있는 사이로 경기 전 날 두 번 통화한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했다.
첫 번째 통화에서 심판에게 단순한 안부를 물은 아산고 지도자는 두 번째 통화에서 자신과 친한 사이인 심판에게 ‘친분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겠냐’, ‘친분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심판을 봐라’라는 등의 이야기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고 전무는 “회유 등의 말이 오가진 않았어도 지도자가 배정받은 심판에게 전화를 하는 행위는 부적절한 행위이기 때문에 13경기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필드하키는 지도자와 심판들이 전부 선후배다. 대회에서 만나면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는 서로 친한 사이”라며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지도자와 심판 모두 경각심을 가졌을 것이다. 협회에서도 매년 수차례 진행하는 지도자 교육과 심판 교육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계속 중요하게 다루며 추후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 전무는 “이번 사건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사고”라면서 “협회차원에서 학생선수들에 대한 최대한의 지원을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