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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술국치일’에도 홍범도 흉상 철거 논란 찬반 가열

독립운동단체 연일 강력 반발…“반역사적‧반민족적 범죄행위 당장 멈춰야”
국방부 “공산주의 이력, 육사 정체성 부적절”…육사 동창회도 지지대열 가세

 

일제가 국권을 강탈한 ‘경술국치’ 113주년인 29일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군사관학교에서 철거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육사 출신 이종섭 국방부 장관 휘하 군 당국자들과 장성 출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육사 총동창회 등은 홍범도 장군이 소련공산당 가입 이력이 있어 육사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반면 독립운동 단체들은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가 “반역사적, 반민족적 범죄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기념사업회 등으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은 이날 서울 노원구 공릉동 육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흉상을 철거하겠다는 국방부는 민족공동체 역사를 부정하고 군 고유의 정신을 지키겠다는 국민과 한 약속을 배반하는 것”이라며 “국가와 민족과 역사에 대한 반역행위를 자행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남북 분단을 악용해서 이념 갈등을 조장하려는 얄팍한 술수로 독립항쟁 선열을 모욕하는 행위가 더는 반복되지 않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역사학계에서 검증이 끝난 독립운동가 이념의 잣대를 들이밀어 왜곡하고 분란을 일으키는 매카시즘적 작태를 반드시 물리칠 것”이라고 말했다. 

 

광복회 대전지부‧홍범도장군기념회사업회 대전 모임 등 보훈단체 관계자 40여 명도 이날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 있는 홍범도 장군 묘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흉상 철거 계획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헌법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하고 임시정부 군사제도가 국군의 역사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하려는 것은 국군의 정통성 부정과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반민족 행위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범도 장군은 일본을 상대로 봉오동‧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일궈낸 대한민국 총사령관”이라며 “가족을 잃고도 평생을 조국 독립에 헌신한 장군의 업적을 이념의 잣대로 짓밟지 말라”고 덧붙였다.

 

논란의 시작은 군이 지난해 11월 육사 생도 교육시설 앞에 설치된 독립운동 영웅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 홍범도 장군 흉상만 철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다.

 

국방부는 입장문을 통해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해 기념하는 것은 육사 정체성 고려 시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홍범도 장군은 청산리 전투에서 같이 싸웠으나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만주로 돌아간 김좌진‧이범석 장군 등과는 다른 길을 간 것”이라며 흉상 철거 명분으로 내세웠다.

 

육사 총동창회도 입장문을 내고 “역사적 평가가 상반되는 인물에 대한 조형물 배치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6‧25전쟁을 일으키고 사주한 북한군, 중공군, 소련군 등에 종사하고 대한민국 전통성을 훼손한 사실이 분명히 확인된 인물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이런 인물의 흉상에 육사 생도들이 거수경례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방부는 육사 내 흉상 철거와 별개로 용산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도 검토하고 있으며,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함명도 필요하면 변경하겠다는 방침이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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